▲ 정의윤. /사진=임민환 기자
SK 4번 타자 정의윤(30)은 올 시즌 2005년 데뷔 후 최고의 해를 보내고 있다. 24일 현재 전 경기(43)에 출전해 타율 0.326 9홈런(공동 8위) 45타점(1위)을 기록 중이다. 지금 페이스라면 시즌 종료 때 31홈런 161타점까지 가능하다. 중심 타자의 최고 덕목이라고 할 수 있는 득점권 타율 역시 0.426로 50타석 이상 소화한 타자 가운데 가장 높다.
어디 하나 흠 잡을 데 없는 활약을 이어가고 있지만 정작 본인은 "아직 보완할 점이 많은 선수"라고 자세를 낮췄다. 정의윤은 "시즌을 시작하고 나서 지금까지 타격 감이 좋았던 적이 없었고, 계속 왔다 갔다 하는 것 같다"며 "나는 문제를 찾고 고쳐나가야 하는 위치에 있다"고 스스로 냉정한 평가를 했다.
정의윤은 보완할 부분에 대해 선구안과 출루 능력을 꼽았다. 그는 볼넷을 6개 얻어내는데 그치고 있다. 이는 다른 팀 4번 타자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수치다. 삼성 최형우가 가장 많은 29개의 볼넷을 골랐고, 롯데 최준석과 한화 김태균은 28개를 얻었다. NC 에릭 테임즈와 넥센 대니 돈 역시 각각 23개, 22개씩을 기록했다. 또 삼진은 33개로 최준석(42개) 다음으로 많았고, 출루율 역시 0.350으로 리그 4번 타자 평균(0.396)보다 낮다.
정의윤은 "후속 타자에게 기회를 이어줘야 하는데 내가 흐름을 많이 끊었다"며 "외국인 타자들은 처음 보는 투수의 공에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할 수도 있지만 나 같은 경우는 계속 봐왔던 투수들의 공인데 지금처럼 하는 것은 내 문제"라고 자책했다. 김용희 SK 감독은 이에 대해 "물론 기대했던 대로 잘해주고 있지만 지금보다 더 잘해야 한다"며 "정의윤은 스타에서 슈퍼스타로 가는 기로에 서 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그래도 희망적인 부분은 아직 긴 슬럼프가 없었다. 지난달 20일 넥센전부터 5월14일 LG전까지 22경기 연속 안타를 이어갔고, 2경기 연속 무안타로 침묵한 것은 4월5~6일 롯데전 뿐이다. 컨디션이 안 좋은 상태에서도 안타를 생산하는 대처 능력이 생겼다. 정의윤은 "운이 좋았다"면서도 "경기에 꾸준히 나가다 보니까 예전보다 타석에서 여유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가 가장 꿈꾸고 있는 순간은 지난해 9월이다. 당시 한달 동안 26경기에서 타율 0.422 9홈런 23타점을 기록하며 데뷔 첫 월간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했다. 정의윤은 "그 때 타격 감이 정말 좋았다"며 "더 많이 연구하고 정경배 코치님과 대화를 나눠 작년 9월의 감각을 찾고 싶다"고 강조했다.
창원=김지섭 기자 onio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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