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대법원에서 해고무효 확정 판결을 받고 23일 복직한 권성민 PD에 대해 MBC가 비아냥 섞인 유감 입장을 발표해 논란이다. 내부 구성원들과 수십 건의 소송을 진행 중인 MBC는 법원의 판결이 사측에 불리하게 나올 때마다 사법부를 향해 불편한 심기를 노골적으로 드러내며 물의를 빚어왔다.
MBC는 24일 오후 권 PD에 대해 “개선장군이라도 되는 듯한 착각에서 벗어나 더 이상 해사 행위를 반복하지 말아야 한다”는 내용의 공식 보도자료를 냈다. MBC는 “법률적으로 MBC에 복귀할 수 있게 됐지만 돌아오는 상황은 가관이었다”며 “현수막을 걸어놓고 1노조(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의 선배, 동료들과 박수를 치며 사옥에 진입하는 (권 PD의) 모습은 해고 원인이던 폭언과 해사 행위까지 정당화됐다고 생각하는 착각과 오만의 결정판이었다”고 맹비난했다.
또 “대법원의 결정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권성민은 법적인 처벌을 받지 않았다고 해서 자신의 잘못이 없어졌다고 생각해선 안 된다”며 강도 높은 비난을 이어갔다.
MBC는 지난해 9월에도 권 PD가 제기한 정직처분취소 및 해고무효확인 소송 1심에서 패소하자 “서울 서부지법의 판결에 유감을 표하며 (이 판결이) 대다수 구성원들의 업무 분위기를 저해하는 것을 우려한다”고 반박하는 공식 입장을 발표하며 항소한 바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언론노조) MBC본부에 따르면 2012년 노조의 170일 간의 파업 이후 MBC가 부당인사 및 징계 등으로 노조원들과 진행해 온 소송 건수는 총 28건이다. 이 가운데 가장 최근 판결이 나온 권 PD의 해고무효확인 소송을 포함해 MBC는 이미 12건의 소송에서 최종적으로 패소했다. 노조는 사측이 이긴 3건 외 현재 법원에 계류 중인 13건의 소송에서도 승소를 자신하고 있다.
이 때문에 MBC가 무익한 소송에 막대한 돈을 쏟아 붓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법무법인 광장, 태평양 등 국내 대형 로펌 소속 50여 명의 변호사들이 MBC 소송을 대리하고 있어 소송 비용만 수십 억 원에 달할 것이란 의혹이 수 차례 나왔으나 MBC는 소송비용 관련 일체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언론노조 MBC본부 관계자는 “경영진의 무모한 보복인사와 소송남발은 회사에 엄청난 손해를 끼친 명백한 배임”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아름기자 archo1206@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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