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올해 초 국내 상륙했지만 인기 저조
딜라이브와 전용 셋톱박스 개발
내달 상용화… 본격 시장 공략 채비
‘한국판 넷플릭스’ 왓챠플레이
PC 버전 이어 모바일 앱 출시 맞불
올해 초 한국어 서비스를 시작한 세계 최대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인 ‘넷플릭스’가 케이블TV 업체와 손잡고 국내 시장 공략에 본격 나섰다. 스트리밍이란 영상을 내려 받는 대신 인터넷에 접속한 채 실시간 재생을 하는 방식이다. 넷플릭스에 대항해 국내 업체들도 잇따라 서비스 강화를 선언, 동영상 스트리밍 시장 경쟁이 달아오를 전망이다.
24일 방송ㆍ통신 업계에 따르면 다음달로 국내 출시 6개월째에 접어드는 넷플릭스는 당초 뜨거운 관심과 달리 별다른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넷플릭스는 매월 일정 요금을 내면 넷플릭스 자체 제작 드라마를 포함해 국내ㆍ외 영상 콘텐츠를 무제한 시청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전 세계 190개국에서 유료 가입자만 7,000만 명 이상 두고 있고, 미국에선 저녁 8시대 인터넷 점유율의 30%를 차지할 정도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지만 유독 국내에선 맥을 못 추는 상황이다.
업계에선 넷플릭스의 인기가 저조한 이유로 ▦기존 인터넷(IP)TV, 케이블 TV 대비 비싼 이용료(월 최저 7.99달러) ▦최신 한국영화 등 국내 콘텐츠 부족 ▦TV로 시청 시 별도의 재생 기기를 구비해야 하는 점 등을 꼽고 있다. 넷플릭스는 스마트폰으로 시청하던 영상을 컴퓨터(PC)나 TV 등으로 이어 볼 수 있는 것이 장점인데, 국내에서 TV로 넷플릭스를 이용하려면 넷플릭스 소프트웨어(앱)을 탑재한 가정용 게임기(콘솔)나 구글 크롬캐스트 같은 소형 셋톱박스가 있어야 한다.
이런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넷플릭스는 국내 3위 케이블TV 업체 딜라이브와 공동 개발한 전용 셋톱박스를 다음달 중 상용화하기로 했다. 지난 1월 국내 서비스 출시 이후 독자 행보를 이어왔던 넷플릭스가 국내 업체와 협력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딜라이브 가입자가 아니더라도 이 셋톱박스를 별도 설치하면 TV로 넷플릭스를 이용할 수 있다. 가격은 현재 넷플릭스 월 요금인 최저 7.99달러(약 9,500원)와 셋톱박스 임대료를 포함해 월 1만원 안팎이 될 전망이다.
아울러 넷플릭스와 딜라이브는 울트라고화질(UHD)용 셋톱박스도 개발 중이다. 특히 UHD용 셋톱박스는 두 서비스의 이용자 환경(UI)까지 하나로 통합, 하나만 설치해도 딜라이브와 넷플릭스 서비스를 모두 이용할 수 있다.
이 같은 넷플릭스의 광폭 행보에 맞서 ‘한국판 넷플릭스’ 왓챠플레이를 운영하는 프로그램스도 지난 1월 출시한 PC 버전에 이어 모바일 앱을 내놨다. 왓챠플레이는 월 4,900원의 이용료에 최신 한국영화와 드라마 등 국내 콘텐츠 비중도 높아 이용자가 꾸준히 늘고 있다. 지금까지는 PC로만 이용해야 하는 단점이 있었지만 앞으로는 PC와 스마트폰에서 모두 이용할 수 있다. 유료방송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도 해외처럼 동영상 소비 방식이 내려받기(다운로드)에서 스트리밍으로 급격히 바뀌고 있다”며 “IPTV 업체들도 모바일 서비스를 강화하는 등 스트리밍 시장 잡기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