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참의장, 육군총장, 제2작전사령관 연쇄 면담
우리측 입장 타진할 듯… 중국 반대 거세 軍 지휘부 난감
남중국해를 방어하는 일본 자위대의 총사령관이 다음주 방한해 이순진 합참의장을 비롯한 우리 군 지휘부와 잇따라 만난다. 일본과 미국이 중국을 상대로 첨예하게 맞붙고 있는 남중국해 영유권을 놓고 우리측의 입장을 타진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중국의 반발을 의식해 그 동안 원론적 입장에 그쳐온 우리 군이 좀더 진전된 입장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정부 관계자는 오가와 키요시 육상 자위대 서부방면 총감(총사령관)이 이달 31일부터 내달 3일까지 3박4일간 한국을 찾을 예정이라고 24일 밝혔다. 오가와 총감은 우리 군의 주요 인사들을 만나 양국간 안보 현안을 논의하게 된다.
일본 육상 자위대의 지역사령부는 북부, 동북, 중앙, 동부, 중부, 서부방면의 6개로 구성돼 있다. 이중 서부방면 총감은 오키나와를 비롯해 남중국해와 동중국해를 맡은 책임자다. 최근 도서 영유권 문제를 둘러싸고 군사적 긴장이 격화되면서 지구촌 최대의 화약고로 꼽히는 곳이다.
남중국해를 둘러싼 갈등과 관련,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지난해 11월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회의 연설을 통해 “항행의 자유가 보장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우리 정부의 기본 입장이기도 하다. 사실상 미국을 지지한 것이지만, 중국을 의식해 더 이상 자극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달 들어 미국과 중국 전투기가 충돌 직전의 상황으로 치닫고, 미중 양측이 주변국을 끌어들여 해상 연합훈련을 강화하는 등 남중국해의 상황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중간에 끼여 있는 우리 정부로서는 난감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정부의 다른 관계자는 “일본측의 이번 방한은 미묘한 시점에 이뤄지는 것”이라며 “남중국해 문제에 대해 우리측의 좀더 분명한 입장을 물을 수 있다”고 말했다.
오가와 총감은 서울과 대전, 대구를 돌며 이순진 합참의장(서울)과 장준규 육군참모총장(계룡대), 박찬주 제2작전사령관(대구)을 모두 만날 예정이다. 일정을 나흘로 넉넉하게 잡은 것도 그 때문이다. 특히 지난달 장준규 총장이 일본을 방문한 터라, 남중국해 문제는 물론이고 정보보호협정 체결을 비롯해 한일간 민감한 군사현안이 폭넓게 논의될 전망이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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