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채권단 실무자급 회의
조선 구조조정 첫 사례될 듯
국책銀 자본건전성 악화전망
수조원 대 자금 지원에도 경영 개선 기미가 보이지 않는 STX조선해양을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넣는 방안을 채권단이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이 경우 STX조선은 정부가 추진중인 조선ㆍ해운업계 구조조정에서 법정관리로 가는 첫번째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책은행들의 자본건전성 역시 악화가 불가피하게 됐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 등 STX조선 채권단은 25일 실무자급 회의를 열고 STX조선 재실사 결과 초안을 바탕으로 향후 구조조정 진행 방향을 논의한다. 채권단 관계자는 “채권단 손실 최소화 방안 등과 관련한 채권단 전체 의견 수렴이 필요해 최종 결정까지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하지만, 법정관리로 가닥이 잡힌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다만 STX조선이 법정관리에 들어갈 경우 현재 건조중인 선박은 공정률에 따라 채권은행이 대규모 선수금환급보증(RG)을 물어줘야 할 가능성이 있어 채권단은 RG 규모 등을 고려해 법정관리 시기를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STX조선은 조선업황이 부진한 국면에서 무리하게 저가 수주에 나선 결과 재무여건이 악화해 2013년부터 채권단의 자율협약을 받았다. 채권단은 공동관리 이후 4조원 넘게 쏟아부었지만 STX조선은 2013년 1조5,0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지난해에도 3,000억원 넘는 손실을 냈다. 그 결과 시중은행들은 반대매수청구권을 행사하고 채권단에서 탈퇴해 현재 채권단에는 산업은행(약 2조원) 수출입은행(1조2,000억원) 농협(1조원) 등 국책ㆍ특수은행 등만 남은 상황이다. STX조선의 은행권 차입금은 총 6조원 규모이며, 회사채는 없다고 채권단 측은 밝혔다. 채권단 관계자는 “STX조선에 빌려준 여신에 대해 이미 은행별로 20~50%정도를 대손충당금으로 쌓은 상황이라 어느 정도 대비는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STX조선이 법정관리로 갈 경우 추가로 쌓아야 하는 충당금 규모는 3조~4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가뜩이나 자본 확충이 시급한 국책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도 추가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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