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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 할, 2년 만에‘집으로’…벵거는 20년 ‘장기집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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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 할, 2년 만에‘집으로’…벵거는 20년 ‘장기집권’

입력
2016.05.24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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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스 판 할 감독. AP연합뉴스
루이스 판 할 감독. AP연합뉴스

루이스 판 할(65ㆍ네덜란드)감독이 결국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에서 물러났다. 맨유의 지휘봉을 잡은 지 불과 2년만이다.

맨유는 24일(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상호 협의 하에 판 할과 계약을 종료하기로 했다”며 “그 동안의 노고와 12번째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우승에 감사를 표한다. 맨유의 그의 미래를 응원한다”고 밝혔다.

겉으론 아름다운 이별 같지만 사실상의 경질이다. 계약조항에 따라 위약금만 500만 파운드(약 86억원)를 감수하면서까지 맨유가 판 할과 결별을 택한 데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 성적 부진을 더 이상 방관할 수 없어서다. 2010년 독일 분데스리가 최우수 지도자이자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 네덜란드 대표팀(3위)을 이끌고 상종가를 쳤던 판 할이지만 맨유에서의 2년은 승률 51.3%(76경기 39승 19무 18패)로 오점을 남겼다. 선수 영입을 위해 구단이 총 2억5,870만 파운드(약 4,452억원)를 퍼부었음에도 2년간 모든 대회를 통틀어 거둔 우승이라곤 올해 FA컵이 유일했다.

무엇보다 결정타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불발이라는 분석이다. 맨유는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EPL)를 5위로 마치며 차기 시즌 챔스리그 진출이 좌절됐다. 맨유 수뇌부는 머니 게임으로 불리는 챔스리그 진출 실패를 가장 뼈아프게 여겼다. 2013년 알렉스 퍼거슨(75) 전 감독이 은퇴한 이후 재앙과도 같은 일이 벌써 두 차례나 벌어져 결국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데 뜻을 모았다. 2015년 기준 챔스리그 본선 32개 진출 팀들에 분배되는 상금 총액이 자그마치 7억2,440만 유로(약 9,645억원)라는 점에서 챔스리그 티켓에 사활을 걸었던 맨유의 타격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구단은 맨유를 다시 챔스리그로 이끌어줄 적임자가 필요했고 이미 무성한 소문처럼 조제 무리뉴(53) 전 첼시 감독의 입성이 유력해졌다.

영국 언론들은 맨유가 곧 무리뉴 감독의 부임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로써 무리뉴 감독은 지난해 12월 첼시에서 경질된 이후 5개월여만에 다시 EPL 사령탑으로 돌아오게 됐다.

경기 내적으로도 판 할은 박진감 넘치는 축구를 추구하는 맨유와 궁합이 맞지 않았다. 부임 후 포백 시스템을 구사하던 맨유에 3-5-2 전술을 이식하는 데 상당한 공을 들였지만 별로 빛을 보지 못했다. 또 판 할이 구사하는 전술 운용 방식은 팀 내 밸런스를 강조하며 점유율을 중시하는 것으로 요약되는데 그 정도가 지나쳤다는 평가다. 자기 진영 패스와 백패스 비율만 높아져 결과적으론 지루한 축구로 낙인 찍혀 팬심이 돌아서고 말았다.

아르센 벵커 아스널 감독. AFP연합뉴스
아르센 벵커 아스널 감독. AFP연합뉴스

2년 만에 짐을 싼 판 할의 쓸쓸한 퇴장은 EPL 아스널에서 20년간 장기집권 중인 아르센 벵거(67ㆍ프랑스) 감독과 대비된다. 벵거의 강점은 꾸준함이다. 아스널을 맡은 뒤 리그에서 한 번도 4위권 밖으로 밀려난 적이 없고 챔스리그에선 16년 연속 16강에 진출하고 있다. ‘파리 목숨’이라는 EPL에서 감독으로 무려 20년간이나 롱런하는 배경이다.

벵거가 아스널에 부임할 때만 해도 이적료를 아끼고 유망주를 발굴해 육성하는 그의 리더십은 혁신으로 통했다. 다만 이런 벵거도 거센 변화의 바람 앞에 직면했다. 2015~16시즌 리그 준우승의 업적에도 과거의 성공모델에 갇혀 정체됐다는 지적이 많을 만큼 EPL 감독들은 이래저래 수난의 시대 중심에 놓여 있다.

정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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