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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 올 성장률 2.6%로 대폭 하향... "구조조정 땐 더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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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 올 성장률 2.6%로 대폭 하향... "구조조정 땐 더 하락"

입력
2016.05.24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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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정부 5년 중 4년간 2%대 성장 유력

KDI, “구조조정 본격화되면 성장률 더 내려갈 수도… 재정 적극 역할, 한은 금리인하 필요”

김성태 KDI 거시경제연구부장 겸 금융연구부장이 24일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 브리핑룸에서 2016년 상반기 경제전망의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성태 KDI 거시경제연구부장 겸 금융연구부장이 24일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 브리핑룸에서 2016년 상반기 경제전망의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와 내년 우리 경제의 성장률 전망치를 모두 2%대 중반으로 대폭 낮췄다. 이 전망대로라면 4%대 잠재성장률을 목표로 출범한 박근혜 정부 집권 기간 중 4년 동안 성장률이 3%를 밑도는 셈이어서 우리 경제에 2%대 저성장이 일상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KDI는 특히 “기업 구조조정 여파가 본격화될 경우 성장률은 더 낮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KDI는 24일 발표한 ‘2016 상반기 경제전망’에서 올해와 내년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전망치를 각각 2.6%와 2.7%로 전망했다. 올해 2.6% 성장 전망은 KDI의 작년 12월 전망(3.0%)보다 0.4%포인트나 낮아진 것으로, 최근 잇따라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한국은행(2.8%), 국제통화기금(IMFㆍ2.7%)보다도 어두운 시각이다. 이로써 올해 성장률을 3%대로 보는 곳은 정부(3.1%)만 남게 됐다.

KDI는 우선 최근 우리 경제가 낮은 성장세에 머물고 있다고 진단하고, 하반기로 갈수록 성장세가 더 약해지는 ‘상고하저’의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KDI는 올해 분기별 성장률(전기대비)이 1분기 0.4%에 이어 2분기 0.7%로 높아졌다가 3분기 0.6%, 4분기 0.4%로 낮아질 걸로 봤다. 김성태 거시ㆍ금융경제연구부장은 “상반기에 집중된 정부 재정투입이 하반기로 갈수록 약해지고, 개별소비세 인하 등 소비진작 정책도 종료된다“며 “건설투자 증가율도 올해는 작년과 반대로 상고하저 형태로 바뀌어 대외 여건에 큰 변화가 없어도 하반기 성장세는 약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작년(2.6%)에 이어 올해와 내년까지 계속 2%대 저성장이 지속되리란 전망의 주된 근거로 KDI는 세계경기 부진과 국내인구 노령화의 여파를 꼽았다. 김 연구부장은 “글로벌 투자부진이 우리 수출부진으로 이어지고, 국내 제조업 생산이 줄어 다시 국내 투자까지 부진하게 만드는 악순환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수출 부진을 완충할 국내 소비도 기대수명 증가에 따른 소비 축소로 활성화를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이는 구조적 요인에 변화가 없는 한 2%대 저성장이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KDI는 올해 민간소비 증가율을 작년과 같은 2.2%로, 설비투자는 작년(5.3%)보다 크게 낮아진 -3.0%, 총수출은 작년(0.8%)과 비슷한 1.0% 수준으로 전망했다.

KDI는 특히 최근 최대 현안으로 떠오른 기업 구조조정에 대한 우려를 감추지 않았다. 김 연구부장은 “계량화가 어려워 이번 전망치엔 대규모 실업이나 소비 위축 같은 기업 구조조정의 악영향을 반영하지 않았지만 향후 구조조정 과정에서 성장률은 더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언급했다. 그는 “지금은 외환위기 직후보다 대외여건이 더 안 좋은 상황이어서 단순히 한계기업 몇 개를 정리하는 수준을 넘어 산업재편과 이에 따른 실업대책, 신성장동력 확충 등까지 감안해 신속히 추진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큰 틀에서 이를 조망할 컨트롤타워가 필요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KDI는 향후 구조조정과 관련한 정책 방향으로 정부에는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포함한 적극적인 재정 확대를 권고했고, 한국은행에겐 “보다 완화적인 통화정책이 필요하다”며 사실상 추가 금리인하를 요구했다. KDI는 “구조조정 과정에서 어떻게 비용을 최소화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한편, 철저한 책임주의에 기반해 채권은행, 부실기업의 주주 및 경영진, 근로자가 비용을 분담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김용식 기자 jawoh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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