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셔터는 거들 뿐"… '태후' 스틸 전담 임효선 포토그래퍼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셔터는 거들 뿐"… '태후' 스틸 전담 임효선 포토그래퍼

입력
2016.05.24 16:04
0 0

▲임민환기자 limm@sporbiz.co.kr

송중기가 잘 나가는 한류스타가 된 데는 분명 드라마 '태양의 후예' 덕이 크다. 드라마가 끝날 때까지 30%의 시청률을 유지할 수 있던 것도 콘텐츠의 구성 요소들이 어느 하나 빠질 것 없이 완벽히 맞물려 돌아갔기 때문이다.

방송 전후로 공개된 스틸 사진도 흥행에 빠질 수 없는 요소였다. 대부분의 드라마들이 척박하고 촉박한 제작 환경 탓에 사진보다 방송 캡처를 보도용으로 공개하는 반면 '태양의 후예'는 사전제작의 이점을 살려 고화질의 스틸 공개로 드라마 팬들의 호감을 높이 샀다.

'태양의 후예' 현장 사진과 공식포스터를 담당한 임효선 포토그래퍼는 드라마의 뜨거운 인기 덕에 제작 사진은 물론 제작발표회, 기자간담회, 송중기ㆍ송혜교ㆍ김지원의 인터뷰 사진까지 전담하며 누구보다 바쁜 봄을 보냈다. 종영 뒤에는 드라마 포토에세이를 선보이며 세 번째 책을 출간했다. '태양의 후예' 책임프로듀서 함영훈 전 KBS PD와의 인연으로 '연애의 발견'과 '후아유- 학교2015'의 스틸을 전담하며 포토에세이를 냈다.

임 포토그래퍼는 "'태양의 후예' 포토에세이는 사진의 비중이 80~90%다. 캡처가 단 한 컷도 없다. 사전제작이라 주요 장면을 촬영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 사진=태양의후예 문화산업전문회사·NEW 제공

임 포토그래퍼는 길어야 반년이면 끝나는 드라마와 달리 '태양의 후예'에 거의 1년의 시간을 바쳤다. 제작기간 7개월 동안 현장에 살았고, 대본 리딩부터 배우들의 개인 인터뷰 사진까지 촬영을 부탁 받아 쉽게 작별하지 못했다.

임 포토그래퍼는 무엇보다 배우들에게 받은 칭찬을 잊지 못했다. 실제로 송혜교ㆍ김지원ㆍ안보현ㆍ김민석ㆍ데이비드 매기니스 등 출연진들은 SNS 계정에 임 포토그래퍼의 스틸 사진을 게재하며 고마움을 표했다. 이 덕분에 김지원을 시작으로 송중기와 송혜교의 간담회 사진도 전담 촬영했다.

임 포토그래퍼는 "송중기가 누나 사진은 항상 최고라며 촬영 내내 평생 들을 칭찬을 했다. 그 한 마디가 엄청난 격려였다. 스스로 더 잘 찍고 싶다는 마음이 생길 정도였다"고 했다.

배우들이 스틸 사진에 더 반응한 데는 즉각 피드백을 받는 기존 드라마 현장과 달랐기 때문이다. 사전제작이라 배우들도 시청자와 마찬가지로 스틸로 당시 촬영을 모니터링 할 수 밖에 없었다.

'태양의 후예' 제작진, 배우, 시청자들 할 것 없이 가장 열광한 메인포스터도 그의 손에서 나왔다. 극중 우르크 지진현장에서 송혜교의 신발끈을 묶어주는 송중기 모습은 드라마가 지향했던 인간애를 한 컷으로 표현했다. 연출자 이응복 PD는 대본을 읽자마자 이 장면을 포스터로 사용하기로 했다.

임 포토그래퍼는 "왼손을 거들 뿐이라는 말처럼 셔텨는 거들 뿐이었다. 완벽히 갖춰진 현장에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를 렌즈에 담기만 했다. 원래 사진은 가로가 더 긴데 세로로 트리밍 해 좋은 효과를 봤다"고 말했다.

/▲ '태양의 후예' 공식포스터. 사진=태양의후예 문화산업전문회사·NEW 제공

'태양의 후예' 촬영 중 가장 힘들었지만 아름다웠던 스틸 장면은 15회 엔딩인 사막에서의 송혜교 눈물이었다. 그리스 이동 당시 풍랑에 배가 묶여 43시간을 바다 위에 고립됐었다. 육지를 상륙했을 때 피폐한 상태였지만 해외에서의 마지막 촬영이라 현장을 찾았다. 더욱이 거센 사막 바람에 도저히 촬영이 쉽지 않았다. 그런데도 송혜교는 어느 때보다 사력을 다해 열연했다.

임 포토그래퍼는 "계속 찍어왔던 모연이었지만 그 순간 내가 겸손해졌다. 사진을 잘 찍은 게 아니라 연기 하나로 다 표현이 됐다"고 덧붙였다.

임 포토그래퍼는 2008년 처음 드라마 현장에 발을 디뎠다. 운 좋게 김선아-이동건 주연의 MBC '밤이면 밤마다'로 바로 시작했다. 경험이 없다 보니 스스로 휴식을 가졌다. 3년 정도 쉬면서 웬만한 드라마를 거의 시청하며 스틸 촬영의 포인트를 연구했다. 그러다 2013 사극 '천명: 조선판 도망자 이야기'로 현장에 복귀했다. 이후 '투윅스' '메디컬 탑팀' '로맨스가 필요해3' '트라이앵글' '연애의 발견' '하녀들' '후아유' '태양의 후예' 스틸을 찍었다. 오는 7월 방송예정인 tvN 금토극 '굿와이프'를 맡아 여전히 바쁘게 보내고 있다.

임 포토그래퍼는 2014년 '연애의 발견' 이후 프리랜서로 전향했다. 여러 드라마의 스틸 촬영을 제안 받고 있지만 다른 이들과 달리 드라마의 시작부터 끝까지 풀 팔로(Full Follow)를 고집해 소화를 못할 지경이다.

임 포토그래퍼는 "원하는 만큼 찍고 싶은 욕심이 크다. 현장 자체를 좋아하고 사람들과 협업한 모습을 사진으로 표현할 수 있는 직업이라 영광스럽다"고 했다.

이현아 기자 lalala@sporbiz.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