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중해 상공에서 추락한 이집트항공 여객기(MS804편)의 사고 상황에 대해 이집트 정부와 그리스 등 주변국들의 설명이 엇갈리면서 추락 원인 규명 작업이 난항에 부딪치고 있다. 이집트 당국이 추락현장에서 신체를 수습해 신원 확인과 동시에 원인 규명에 나섰으나 여전히 미궁 속에 빠져 있다.
23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 등에 따르면 추락 사고를 조사 중인 에합 아즈미 이집트 항공운항정보청장은 여객기가 레이더에서 사라지기 직전까지 정상 고도(3만7,000피트ㆍ약 1만1,277m)를 유지했으며 고도나 항로를 급격히 조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는 사고기가 이집트 영공으로 진입하기 전까지 관제를 맡은 그리스 당국의 주장과 배치되는 것으로 사고 원인 규명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앞서 파노 카메노스 그리스 국방장관은 “여객기가 실종 전 고도를 2만5,000피트로 급격히 떨어뜨렸고 90도 선회비행 후 방향을 360도 바꿨다”고 주장했다. 이집트 당국은 프랑스 TV채널인 M6가 22일 “조종사가 추락 직전 이집트 카이로 관제탑과 수분 동안 교신을 했다”고 보도한 것에 대해서도 “이집트측은 실종 시간을 전후해 사고기와 교신한 적이 없다”며 전면 부인했다.
신체를 수습한 이집트 법의학당국도 사고 원인을 놓고 혼선을 보였다. 24일 AP통신에 따르면 법의학당국은 현장에서 80여 개의 신체 조각을 수습해 카이로로 옮긴 후 신원 확인 작업에 나섰다. AP통신이 인용한 익명의 당국자는 “신체가 부위 하나 온전히 남은 것이 없고 불에 탄 흔적이 있다”며 비행기가 폭발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지만 이집트 국영통신 MENA는 히샴 압둘하미드 법의학국장이 이를 부인했다고 전했다.
양홍주기자 yanghong@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