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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방송ㆍ통신업체 비아콤ㆍCBS에서 미국판 ‘신격호’사건 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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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방송ㆍ통신업체 비아콤ㆍCBS에서 미국판 ‘신격호’사건 발생

입력
2016.05.24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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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너 레드스톤 비아콤 회장. 최근 정신건강 이상설로 측근과 상속녀 사이에서 경영권 분쟁이 벌어지고 있다.
섬너 레드스톤 비아콤 회장. 최근 정신건강 이상설로 측근과 상속녀 사이에서 경영권 분쟁이 벌어지고 있다.

‘아흔을 넘긴 고령의 대기업 총수’, ‘돌연한 측근 해임 조치’, ‘해임된 인사들의 법적 대응’….

대한민국 재계순위 5위 롯데그룹과 유사한 경영권 분쟁이 미국에서도 발생했다. 신격호(94) 총괄회장이 갑자기 차남(신동빈 회장) 해임 의사를 밝히자, 이에 반발해 일부 가족이 ‘성년 후견인’신청 등 법적 대응에 나선 것과 같은 일이 미국 최대 방송ㆍ통신 대기업 비아콤(Viacom)에서 벌어진 것이다. 비아콤은 CBS방송과 파라마운트 픽처스, MTV 등을 거느린 업체로 시가총액이 380억달러(45조원)에 달한다.

23일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지난 20일 갑자기 해고 통고를 받은 비아콤의 두 전문 최고경영자(CEO)인 필립 다우만, 조지 에이브러햄 이사가 매사추세츠 가정법원에 해임 무효소송을 제기했다. 두 사람이 지목한 피고는 비아콤 창업자(섬너 레드스톤 회장ㆍ92)의 딸이자 부회장인 샤리 레드스톤이다.

다우만과 에이브러햄 이사는 해임 조치가 레드스톤 회장 명의로 이뤄졌지만, 실제로는 자신들을 몰아내기 위한 샤리 레드스톤 부회장의 음모라고 주장하고 있다. 창업자가 사망 또는 무능력 상태에 직면할 경우 소유주식의 80%를 행사할 이사회를 딸이 장악하기 위해 ‘꼼수’를 썼다는 것이다.

두 전문 경영인은 이어 “창업자의 정신 상태가 정상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치매, 인지능력 저하, 기억상실 등 복합적인 신경질환에 빠진 부친을 딸이 나쁜 의도로 조종, 아버지가 평생 일군 사업을 망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전문 경영인의 소송에 대해 샤리 레드스톤 부회장은 아버지를 불순한 의도로 조종하고 있다는 주장은 터무니 없는 소리라고 반박했다. 또 미국의 그 어떤 법원도 아버지의 정신 상태를 비정상으로 인정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로스앤젤레스 법원은 최근 옛 친구들이 제기한 레드스톤 회장에 대한 ‘정신 감정’ 청구 소송을 기각한 바 있다. 그러나 의료진 진단 없이 부회장 딸이 내놓은 영상 자료만을 검토한 뒤 내린 결정이어서 공정하지 않은 처사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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