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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블릿+] ‘키트루다’, 이젠 폐암 정복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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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블릿+] ‘키트루다’, 이젠 폐암 정복 나선다

입력
2016.05.24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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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트루다
키트루다

폐암은 국내 사망률 1위로 악명이 높다. 연간 2만 3,000명의 환자가 새로 폐암으로 진단 받는다. 폐암 사망자가 전체 암 사망자의 25% 정도나 차지한다. 30분에 1명꼴로 폐암으로 숨을 거둔다.

세포독성 항암제, 표적치료제 등의 약물 치료 옵션이 있었지만, 기존 치료제들은 구토, 탈모 등의 부작용이나 내성 발현 같은 한계가 있었다. 따라서 기존 치료제 부작용과 내성이 생기거나, 치료 후에도 완화가 어려우면 선택할 수 있는 추가 치료옵션이 거의 없는 실정이다.

그런데 최근 MSD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ㆍ사진)가 최근 국내에서 비소(非小)세포폐암 치료제로 허가를 받았다. 폐암의 80%정도를 차지하는 비소세포폐암 환자에게 효과적인 치료옵션을 줄 것으로 보인다. 키트루다는 인체의 면역체계를 활용한 새로운 메커니즘의 항암제로, 최근 뇌 전이 흑색종으로 시한부 판정을 받았던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투여 후 회복되면서 세계적인 관심을 받았다.

인체 내 면역세포(T-cell)는 본래 암세포 같은 이상물질이 나타나면 공격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암세포는 PD-L1과 같은 특정물질을 발현해 면역세포의 공격을 피한다. 암세포에서 나오는 PD-L1이라는 단백질이 면역세포의 PD-1이라는 수용체와 결합하면 면역세포는 암세포를 인지하지 못해 공격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항(抗)PD-1 면역항암제 '키트루다'는 암 세포가 면역세포의 공격을 피할 수 없도록 PD-1과 PD-L1의 결합을 막는다.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인지하고 공격하는 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메커니즘이다. 따라서 암 세포 자체를 공격하는 기존 항암제의 전신 부작용이나 내성 문제가 적다고 알려져 있다. 폐암에서도 카터 전 대통령과 같은 사례가 나올 것이라는 기대감도 크다.

그러나 면역항암제 효과가 누구에게나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면역항암제는 반응을 보이는 환자에게 효과가 높고 오래 지속되는 특징이 있다. 따라서 효과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적합한 환자를 선별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러 가지 선별 기준 중 현재 가장 가능성이 높은 것은 PD-L1의 발현율(암세포에서 PD-L1이 있는 정도)이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PD-L1 발현율이 양성인(50% 이상)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경우 항PD-1 면역항암제 투여 시 객관적 반응율(일정 기간 동안 종양 감소비율)이 45.2%로, PD-L1 발현율이 크게 낮은 환자군(1% 이하)보다 4배 이상 효과가 우수했다. PD-L1 발현율이 높을수록 면역항암제 치료효과도 좋을 것으로 예측된다. 폐암 환자에서 PD-L1 발현 여부는 효과적인 면역항암치료에서 중요한 열쇠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조병철 연세암병원 폐암센터 교수는 “면역항암제를 활용한 새로운 암 치료 패러다임은 이제 시작단계”라며 “향후 여러 암종에서 기본 항암치료법이 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면역항암제 효과가 누구에게나 나타나는 것은 아니어서 환자 안전과 효과적인 치료를 위해 반드시 항암치료 전문의와 상담 후 처방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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