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병으로 고통 받는 70대 노모를 편안하게 해준다는 이유로 살해한 40대 아들이 법정에서 참회의 눈물을 흘렸지만 실형을 선고 받았다.
대전지법 제11형사부(재판장 김정민)는 존속살해 혐의로 기소된 A(44)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고 24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월 22일 세종시 자신의 집에서 술을 마신 뒤 지병으로 고통 받고 있는 어머니 B(72)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B씨는 수 년 전부터 말기 신부전증으로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로 힘들게 살고 있었다.
A씨는 법정에서 “어머니가 혈액 투석 등으로 힘들어하시는 모습을 보면 너무 괴로웠다”며 “어머니의 고통을 줄여 편안하게 해드리려고 어머니를 숨지게 했다”고 진술했다.
A씨는 10여년 전부터 부모와 함께 지냈으며, 4년 전부터 신부전증 혈액 투석을 위해 매주 3차례씩 B씨의 통원을 도맡는 등 효성이 극진했다고 이웃들은 전했다.
재판부는 하지만 사람의 생명, 그것도 친모의 생명을 해한 것은 용납할 수 없는 행위라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사람의 생명을 침해하는 행위는 어떤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다”며 “피고인이 살해한 대상은 다름 아닌 자신을 낳고 길러 준 어머니로, 지극히 반인륜적이어서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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