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로 수출된 국산 담배 수만 갑을 다시 국내로 밀수해 유흥업소에 헐값에 유통해 온 폭력조직원들이 적발됐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국내 담배 제조사인 KT&G가 캄보디아, 베트남 등으로 정상 수출했던 담배 8만갑을 밀수입한 혐의(관세법 위반 등)로 밀수총책 김모(38)씨 등 2명을 구속하고, 국내 유통책 함모(35)씨 등 1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10월 캄보디아로 출국해 해외 밀수 총책에게 담배 밀수 자금을 직접 건네주고 국산 담배를 인천항 등으로 역수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수출된 담배는 한 갑당 400~600원 상당인데 밀수책은 이를 2,000원에 사들여 국내로 들여왔다.
이들은 밀수한 담배를 경기 하남시의 물류창고에 보관하면서 함씨 등 국내 유통책을 통해 강남 유흥업소와 사우나 등에서 한 갑당 2,800~3,200원 정도에 판매했다. 이미 유통된 담배를 제외한 7만5,280갑(시가 3억8,000만원 상당)은 경찰에 압수됐다.
경찰 조사 결과 밀수부터 보관, 운반, 판매 등 전 단계에 걸쳐 조직폭력배들이 가담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 일당은 경찰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서울 강남 탄천 주차장 등 한적한 곳에서 유통책을 은밀히 만나고 철저하게 현금만 주고받았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에 압수한 담배는 경찰이 지금까지 압수한 밀수담배 중 가장 많은 양”이라며 “밀수 과정에서 통관 브로커가 개입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계속 수사 중”이라고 말했다.
양진하 기자 realh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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