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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 못미친 비과세 해외펀드… 멀리 보면 여전히 매력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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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 못미친 비과세 해외펀드… 멀리 보면 여전히 매력적

입력
2016.05.24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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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매ㆍ평가차익에 환차익도 비과세

최대 10년 혜택 잠재수요 많고

내년까지 상품구성 바꿀 수 있어

판매실적 아직 4000억대 그쳐

목표 수익 나오면 환매방식 적합

직장인 남모(36)씨 부부는 최근 월급 인상으로 생긴 여윳돈 투자처를 물색 중이다. 평소 같은 생활 패턴이라면 매달 60만원 정도는 투자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은행 예ㆍ적금에 맡기자니 금리가 너무 낮다.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에도 관심이 갔지만 최소 5년 이상 묶이는 점이 걸린다. 요즘 남씨 부부는 ISA와 비슷한 시기에 출시된 또 다른 절세상품 ‘비과세 해외주식형펀드’를 적극 고려 중이다. 300여개나 되는 상품의 선택 폭이 넓은데다 중도 환매도 가능하고, 절세혜택도 커 보여서다. 남씨는 “다만 원금손실 가능성이 있고, 최근 해외 주식시장 전망도 좋지 않아 언제 어떤 방식으로 가입할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환차익에도 비과세

비과세 해외주식형펀드는 올해 2월 29일 판매를 시작해 내년 12월 29일까지 약 2년 간만 가입할 수 있는 한시 상품이다. 지난 2007년 출시돼 3년간 한시 판매된 이후, 7년 만에 부활했다. 과거 상품이 매매차익과 평가차익에만 비과세 했던 것과 달리, 이번엔 환차익까지 비과세 대상이어서 혜택이 커졌다. 예전엔 해외주식 가격이 하락해 손실이 발생했는데도 환율 상승으로 이익이 생기면 과세됐던 불만 요소를 보완한 것이다.

그간 비과세 혜택이 없던 해외주식형펀드에는 매매차익과 환차익 모두에 15.4%의 세율이 적용됐다. 새로 비과세 해외주식형펀드에 들고, 매매와 환율 차를 합쳐 1,000만원 수익을 냈다고 가정하면 이전엔 세금으로 내야 했던 154만원을 추가 수익으로 챙길 수 있는 셈이다.

내년 말까지 가입하면 가입 후 10년 동안 납입원금 기준 최대 3,000만원까지는 수익에 대해 비과세 혜택을 받는다. 국내에 거주하는 개인만 가입이 가능하며, 해외 상장 주식에 직ㆍ간접적으로 60% 이상 투자하는 펀드와 국내에 상장된 해외 상장지수펀드(ETF) 상품이어야 한다. 중도 인출(환매)이 가능하고, 납입한도 범위 안에서 일시납 또는 적립식으로 선택도 가능하다. 다만 전용계좌를 신규 개설해야 투자할 수 있다. 주식보유로 생기는 배당소득에 대해선 국내 주식형펀드와 같이 세금(세율 15.4%)이 부과된다.

아직 판매실적은 ‘미지근’

2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4월말 현재 비과세 해외주식형펀드 가입 계좌 수는 총 11만여개, 판매금액은 4,141억원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 중 은행이 절반 가까운 2,040억원을 유치했으며 증권사가 2,003억원, 보험사 등이 98억원을 판매했다. 계좌당 납입액은 증권사 380만원, 은행 350만원, 보험사 및 자산운용사는 650만원 정도다. 계좌수로는 은행이 5만7,713개, 증권사가 5만2,552개, 보험사 등이 1,501개를 유치했다.

판매 상품 측면에서 보면, 상위 10개 펀드의 설정액이 2,268억원으로 전체 판매액의 절반이상(55%)을 차지하고 있다. 최고 수익률이 20%를 웃도는 펀드도 있지만 수익률이 마이너스(-)인 펀드도 상당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펀드의 투자대상 국가는 중국이 984억원으로 가장 많고, 글로벌 655억원, 베트남 349억원, 미국 163억원, 유럽 116억원 순이다.

이 같은 판매 실적을 종합해 볼 때, 아직 반응은 신통치 않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환차익 비과세까지 더해 ‘히트 상품’이 될 거란 기대엔 한참 못 미치는 것도 사실이다. 2월말 출시 이후 월간 가입금액은 3월 2,508억원, 4월 1,633억원으로 오히려 줄고 있으며 출시 2개월이 지나도록 설정액이 1,000억원을 넘은 상품도 없다. 가장 많이 팔린 피델리티글로벌배당인컴 펀드도 543억원에 불과하다.

장기투자하고 지속적인 어드바이스 받아야

그래도 최대 10년에 걸친 비과세 혜택을 감안하면 여전히 잠재수요도 많고 매력도 높은 상품이란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정부가 농협, 수협, 우체국 등에도 펀드 판매의 길을 열어주면서 장기적으론 현재보다 더 다양한 해외주식형펀드가 나올 걸로 예상된다. 또 운용사들이 다양한 지역을 기반으로 한 분산투자 상품들을 내놓고 있어 해외펀드의 중국 편중 현상에 대한 우려도 해소되는 분위기다.

가입 시한인 내년 말까지는 상품 구성을 바꿀 수 있다는 점도 기억할 부분이다. 현재는 중국이 인기지만 앞으로 투자 전망에 따라 남미, 유럽, 미국 등의 상장지수로 바꿀 수도 있고, 투자분야도 자원에서 헬스케어, IT 등으로 전환할 수 있어 그만큼 투자의 폭을 넓힐 수 있다.

비과세 해외주식형펀드는 전문가로부터 지속적인 조언을 받으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하는 게 중요하다고 시장 전문가들은 권한다. 당장의 투자성적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다른 상품보다 리스크가 높은 만큼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강민호 금융투자협회 웰스매니지먼트(WM)서비스본부 과장은 “예상수익률은 예ㆍ적금보다 높지만 어느 정도 손실을 감수하고 가입하는 상품인 만큼 전문가들과의 지속적인 소통으로 변동성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며 “장기 적립식으로 손실 가능성을 줄이면서 원하는 수익률에 도달하면 환매도 해가는 식의 투자가 적합하다”고 권유했다.

이대혁 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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