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해외 北식당 종업원 모방 탈출... ‘도미노 탈북 사태’ 조짐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해외 北식당 종업원 모방 탈출... ‘도미노 탈북 사태’ 조짐

입력
2016.05.24 04:40
0 0

“류경식당 집단 탈북 보고 시도”

직장동료끼리 연이은 결행

北, 내부 동요 등 상당한 타격

중국 저장성의 북한 류경식당에서 일하다 지난달 초 국내로 입국한 탈북 종업원들이 모처로 이동하고 있는 모습.
중국 저장성의 북한 류경식당에서 일하다 지난달 초 국내로 입국한 탈북 종업원들이 모처로 이동하고 있는 모습.

중국에 소재한 북한 해외식당 여성종업원 3명이 추가 탈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도미노 탈북 사태’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이들이 지난달 초 이뤄진 13명의 종업원 집단 귀순 소식에 자극을 받아 탈출을 결심한 것으로 전해졌기 때문이다. 그간 해외식당 종업원 집단 귀순에 대해 우리 정부의 납치극이라며 강력 반발해온 북한으로선 내부 충격과 동요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탈북 소식을 전한 북한 전문매체 뉴포커스의 장진성 대표는 23일 본보 통화에서 “앞서 종업원 13명이 탈출한 것을 보고 따라서 시도한 모방 탈북”이라고 전했다. 김일성종합대를 졸업한 장 대표는 북한 통일전선부에서 근무하다 2004년 탈북한 후 시집 ‘내 딸을 백원에 팝니다’ 등을 출간한 ‘탈북 시인’으로 잘 알려져 있다.

실제 이번 추가 탈북은 앞서 이뤄진 여종업원 집단 탈북에 영향을 받은 흔적이 적지 않게 나타난다. 이들의 정확한 탈출 경로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중국의 제지를 받지 않고 동남아로 출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7일 귀순한 중국 저장성 닝보의 류경식당 종업원 13명은 닝보에서 상하이로 차량으로 이동한 뒤 북한과 무비자 관계인 말레이시아행 비행기를 탄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들 종업원들은 북한 여권을 소지하고 있어 중국 당국도 “유효한 여권을 갖고 합법적으로 출국했다”고 밝혔다. 뉴포커스가 3명의 탈출에 대해 “종업원들이 중국 공안의 묵인 하에 제3국으로 안전하게 이동했다”고 밝힌 것을 보면, 이번에도 종업원들이 합법적 여권을 갖고 북한과 무비자 관계에 있는 동남아 국가로 탈출한 것으로 추정된다. 달리 보면, 앞선 탈북 소식이 합법적인 여권만 있으면 중국에서 제3국으로 나갈 수 있다는 기대를 갖게 한 요인이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쉽지 않은 직장 동료간 탈북이 연이어 일어난 것도 ‘도미노 탈북’의 징조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그간 탈북은 개인이나 가족 형태로 이뤄져 왔는데, 일생 일대의 운명이 걸린 일을 직장 동료끼리 단체로 결행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달의 집단 탈북이 다른 식당 여종업원에게도 상당한 심적 동요를 일으켜 동료들끼리 마음을 맞추게 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추가 탈출은 북한에게 상당한 타격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9일 폐막한 제7차 노동당 대회를 통해 김정은 유일체제를 공고화한 뒤 공세적인 외교 전략을 펴겠다는 구상에 찬물을 끼얹은 형국이다. 7차 당 대회 이후에도 주민들의 불만이 계속되고 있다는 징조여서 내부 동요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 내부 감시망에도 심각한 구멍이 생긴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 국가안전보위부가 지난 탈북 사태 이후 해외 근무자에 대한 감시와 단속을 강화했고, 특히 여권도 압수해 일괄 보관한 것으로 전해진 상황에서 벌어진 일이기 때문이다.

북한은 또 지난 집단 탈북에 대해 우리 정부의 납치극이라며 유엔 등 국제사회에 대한 선전전을 강화해왔으나, 이번 사건으로 선전 명분도 없어지게 됐다. 물론 북한은 이번 사건에 대해서도 탈북자 단체들이 모의한 납치라고 반발할 가능성이 크지만, 내부 충격은 그 어느 때보다 클 것으로 전망된다. 송용창기자 hermeet@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