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코트의 향연’ 프랑스 오픈이 23일 프랑스 파리 스타드 롤랑가로스에서 개막했다. 올해 115회째를 맞은 프랑스오픈의 최대 관전 포인트는 노박 조코비치(1위ㆍ세르비아)의 커리어 그랜드 슬램(4대 메이저 대회 모두 우승) 달성과 라파엘 나달(5위ㆍ스페인)의 ‘전대 미문’ 라데시마(스페인어로 10번째 우승) 여부다.
조코비치는 메이저 대회 가운데 클레이코트에서 열리는 프랑스오픈에서만 우승을 못했다. 호주오픈에서는 2008년을 시작으로 2011~13년, 2015~16년 등 6차례나 우승했고 윔블던 3회, US오픈 2회 등 메이저 대회에서 통산 11번 정상에 올랐다.
그러나 프랑스오픈에서는 2012년과 2014년, 2015년 등 세 번 결승에 올라 모두 준우승에 머물렀다. 조코비치는 2007~08년 2년 연속 준결승전에서 나달에게 무릎을 꿇었고 2012년에도 나달에게 패해 준우승에 그쳤다. 2013년에는 4강에서 풀 세트 접전 끝에 또 나달에게 졌다. 2014년 결승 상대도 나달이었다. 하지만 결과는 1-3패. 조코비치는 프랑스오픈에서 48승 11패를 기록 중인데 이중 나달에게 패한 것이 6차례다. 2011년 윔블던부터 이듬해 호주오픈 결승까지 3개 연속 그랜드슬램 결승에서 나달을 꺾은 조코비치였지만 프랑스오픈에서 만큼은 나달의 벽을 넘지 못했다.
지난해 대회에서 조코비치는 나달을 8강에서 물리치며 우승컵을 들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결승에서 스탄 바브링카(4위ㆍ스위스)에게 1-3(6-4 4-6 3-6 4-6)으로 역전패했다.
조코비치는 올해 프랑스 오픈을 우승하면 남자 선수로는 통산 8번째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달성하게 된다. 하지만 강서브와 힘이 넘치는 플레이로 공격적인 성향이 짙은 조코비치는 클레이코트에서 제대로 힘을 쓰지 못했다. 클레이코트는 바닥이 푹신해 공이 튀어 오르는 속도가 느려지면서 강한 서브와 스매시도 그 위력이 감소한다. 조코비치가 오직 프랑스 오픈에서 최강이 되지 못한 결정적 이유다.
반면 그 동안 나달이 클레이코트에서 보여준 테니스는 완벽함을 넘어 신의 경지에 도달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05년 프랑스오픈 첫 타이틀을 획득한 나달은 2008년까지 4년 연속 정상에 올랐고 2010~14년까지 5년 연속 우승을 차지하며 최다 연속 우승과 함께 대회 최다 우승(9회)을 기록했다. 나달은 프랑스오픈에서 70승 2패라는 경이로운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조코비치와 나달은 이번 대회 4강전에서 만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여자부는 안젤리크 케르버(3위ㆍ독일)에게 올해 호주 오픈 우승을 내준 세리나 윌리엄스(1위ㆍ미국)가 설욕에 성공할지 관심이다. 금지약물 복용 사실을 지난 3월 시인한 마리아 샤라포바(러시아)는 나오지 못한다.
김기중 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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