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휴가 한 번 제대로 가본 적 없이 그저 성실하게 살아온 탓에 작은 정성을 마련하게 됐다. 이 정성을 이웃과 나누면 그 효과나 기쁨은 몇 배가 되어 돌아오는 법이다”
충남대병원에 발전기금으로 2억 원을 후원한 박종윤(81) ㈜세창 회장 부부의 희망은 단순했지만 깊은 울림을 주기에 충분했다.
그는 이 날 아내의 손을 잡고 충남대병원 암센터 2층 의행홀을 찾았다. 충남대병원이 박 회장 부부가 공공의료사업 및 의료취약계층에게 지원해달라며 기금을 내놓은 뜻을 기리자며 조촐한 자리를 마련했기 때문이다.
충남대병원은 이 날 의행홀 명칭을 ‘박종윤ㆍ전지민홀’로 부여한 현판 제막식을 가졌다. 박 회장 부부와 가족, 김봉옥 충남대병원장과 의료진, 이철호 충남대병원 발전후원회장 등이 참석해 축하를 나눴다.
박 회장의 아내인 전지민 ㈜세창 부회장은 제막식을 가진 뒤 “대전시 보건소장으로 활동할 때부터 수십년간 지켜봐온 충남대병원을 통해 뜻깊은 일에 참여하게 돼 기쁘다”며 “의료사각지대에 놓인 이웃의 건강 불평등 해소를 위해 사랑의 손길을 펼치고, 건강한 사회를 위한 의학 발전에도 힘써 달라”고 당부했다.
박 회장은 “충남대병원의 발전과 더불어 누군가에게 용기를 전해줄 수 있기를 바란다”며 “다음 세대가 마땅히 누려야 할 건강한 세상을 만드는 일은 우리 모두가 지켜야 할 소중한 가치”라고 말했다.
김 원장은 “평생 나눔을 실천해오신 두 분의 아름다운 역사가 충남대병원은 물론 대전과 충남지역에 따뜻한 울림으로 전해지길 희망한다”고 화답했다.
박 회장은 대전고와 동국대를 졸업하고 무역회사에서 실무를 익힌 뒤 제조업과 운송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경험을 쌓았다. 이 후 1980년대 초 한국드라이베아링을 설립, 당시 국내선 미개척분야이던 주요 자동차 부품의 국산화를 이뤄내며 건실한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그는 경영인으로 성공한 뒤 지역 발전과 인재 양성에 남다른 관심을 갖고 사회봉사와 자선 활동에도 주력했다. 대전개발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해 한국로타리장학재단 이사장과 대능장학재단 이사장 등을 역임하며 꾸준히 나눔을 솔선했다. 박 회장의 아내는 고려대 의대를 졸업한 뒤 대전시 최초 여성 보건소장으로 활동하며 지역 의료계에 족적을 남겼다.
최정복 기자 cjb@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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