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남 건호씨 정치적 발언 자제
5ㆍ18 참석한 박원순ㆍ손학규 불참
여야는 23일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7주기 추도식을 맞아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 총집결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와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 공동대표는 물론, 더민주 당선자 90여명, 국민의당 당선자 30여명 등 ‘노무현 정신’을 기리는 참여정부 인사와 여야 인사가 대거 모습을 드러냈다.
노무현재단 이사장인 이해찬 무소속 의원은 이날 인사말을 통해 “김대중 전 대통령이 연 금강산 관광을 이명박 대통령이 중단시켰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건립한 개성공단을 박근혜 정부가 폐쇄했다”면서 “이제 깨어 있는 시민, 행동하는 양심으로 다시금 역사를 돌이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자신의 총선 공천 배제를 주도한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와 마주쳤지만 간단히 악수만 나눴다.
김원기 전 국회의장은 추도사에서 “김대중 대통령은 ‘80%를 주고라도 통합하라’고 했고, 노무현 대통령은 늘상 ‘지역주의 극복과 국민통합의 꿈을 한시도 잊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며 “우리는 김대중과 노무현을 하나로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전 의장의 추도사가 이어지는 동안 10여 차례의 박수 세례가 쏟아졌다.
노 전 대통령의 장남인 건호씨는 “많은 분들이 함께 해주시고 고인의 뜻을 기려줘서 감사하다”며 정치적 발언을 삼갔다. 노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인 김경수 더민주 당선자 등이 추도식은 화합의 장이 돼야 한다며 돌출 행동 자제를 당부했다는 후문이다. 이날 행사장에는 30도에 육박하는 무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6,000여명(경찰 추산ㆍ노무현재단 추산 1만5,000명)의 지지자들이 운집했다.
문재인 전 대표는 “국민들이 우리 당을 전국 정당으로 만들어주셨다”며 “노 대통령 영전에 바친 가장 뜻 깊은 선물”이라고 의미 부여했다. 유력 대권주자인 문 전 대표와 안 공동대표는 별다른 대화를 나누지 않았다.
또 다른 야권 잠룡인 안희정 충남지사는 추도식에 참석했지만 박원순 서울시장과 손학규 더민주 전 상임고문은 불참했다. 두 사람은 작년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손 전 고문은 이날 전남 강진 토담집에서 가진 언론 인터뷰에서 “강진만을 바라보면서 노무현 대통령을 추모했다”고 밝혔다.
이 밖에 정부여당 인사로는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현기환 청와대 정무수석이 참석했지만 헌화 후 곧장 행사장을 떠났다. 정 원내대표는 “2005년 재ㆍ보궐 선거 때 (김우식) 비서실장을 보내서 저한테 ‘열린우리당 입당’을 권유하셨던 적이 있다”며 노 전 대통령과의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당시 ‘고맙지만 받아들일 수 없다’며 사양하고 무소속 출마해 당선됐다”고 덧붙였다.
김해=정민승 기자 ms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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