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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후죽순 제주 박물관ㆍ미술관 설립 ‘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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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후죽순 제주 박물관ㆍ미술관 설립 ‘제동’

입력
2016.05.23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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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곳 등록 11년 사이 5배나 늘어

짝퉁 전시ㆍ과당 경쟁 등 부작용 속출

하반기 평가인증제 도입 관리 강화

제주지역에 우후죽순처럼 들어서는 박물관ㆍ미술관 설립에 제동이 걸린다. 현재 제주도에는 사실상 사설관광지인 사립박물관과 미술관들이 난립하면서 업체간 과당경쟁은 물론 서로 유사하거나 질 낮은 전시 등으로 제주관광의 이미지를 흐리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제주도는 타 지역보다 많은 사립박물관ㆍ미술관을 관리하고 질적 성장을 유도하기 위해 평가인증제도를 도입해 올해 하반기부터 시행할 계획이라고 23일 밝혔다.

제주지역에 사립 박물관과 미술관이 난립하면서 각종 부작용이 발생, 제주도가 올해 하반기부터 평가인증제를 도입하는는 등 관리 강화에 나선다. 사진은 제주도립미술관. 제주도 제공.
제주지역에 사립 박물관과 미술관이 난립하면서 각종 부작용이 발생, 제주도가 올해 하반기부터 평가인증제를 도입하는는 등 관리 강화에 나선다. 사진은 제주도립미술관. 제주도 제공.

도에 따르면 현재 도내에 박물관 63곳과 미술관 19곳 등 모두 82곳(국공립 16곳?사립 66곳)이 등록되어 있고, 미등록 박물관과 미술관 80여 곳까지 합치면 160여 곳에 이른다. 이는 등록 박물관ㆍ미술관 기준으로 도민 8,000명당 1곳이 운영되는 셈이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5만명당 1곳, 우리나라 5만3,000명당 1곳과 비교하면 제주가 ‘박물관 천국’이라고 불리는 것을 실감할 수 있다.

연도별로 보면 2015년 15곳(국공립 7곳ㆍ사립 8곳)에 불과했지만, 2010년 55곳(국공립 15곳ㆍ사립 40곳), 2015년 80곳(국공립 15곳ㆍ사립 65곳) 등 10여년 사이에 5.5배나 늘었다. 이 중 사립만 8배 넘게 급증했다.

이처럼 박물관과 미술관이 크게 늘어나는 것은 제주를 찾는 관광객이 급증한 것 외에도 박물관과 미술관으로 등록시 관광진흥기금 지원과 취ㆍ등록세 전액 감면 등 각종 세제혜택들이 뒤따르기 때문이다.

문제는 전체의 80%에 달하는 사립 박물관ㆍ미술관 상당수가 과당경쟁으로 인해 여행사들과 연계한 입장료를 헐값에 판매하는 등 저가 관광상품이 판매되거나 다른 곳에서 전시되어 있는 전시품을 모방한 ‘짝퉁 박물관’이 성행하고 있다는 데 있다. 또 학예사 등 전문인력의 부족, 자금력 부족 등에 따른 영세화, 시설 노후화 등에 따른 질 낮은 전시로 관광객들로부터 불만을 사고 있다.

도는 이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오는 6월 중 전문가와 협의를 거쳐 사립박물관(미술관) 평가인증 제도 세부 계획을 확정한 뒤 하반기부터 시행할 예정으로, 현재 기본 계획에 대한 의견수렴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평가추진위원회에서는 시설관리, 프로그램 운영, 연구 활동 추진, 지역 공헌도 등 총 17개 항목 50여개 지표로 나누어 평가할 예정이다.

비슷비슷한 유사박물관과 미술관 난립을 방지하기 위해 설립 계획 승인 단계에서도 검토를 강화하기로 했다. 면적, 학예사 고용, 전시물품 기준, 소방안전 기준 등 법적인 요건 외에도 지역 공헌도, 기존 시설과의 유사성 등을 종합적으로 심의해 사전에 부실한 박물관ㆍ미술관의 진입 자체를 방지한다는 방침이다.

도 관계자는 “평가인증 제도를 통해 타 시도에 비해 현저히 많은 박물관과 미술관의 질적 성장을 유도할 계획”이라며 “도내 80여개의 박물관ㆍ미술관이 독자적인 콘텐츠를 보유하고 제주 대표 콘텐츠가 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관리와 지원을 하겠다”고 말했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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