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상승세를 이어가던 한국(계) 선수들이 태국의 ‘복병’ 에리야 쭈타누깐(21)에게 2개 대회 연속 우승컵을 내줬다.
쭈타누깐은 23일(한국시간) 미국 버지니아주 윌리엄스버그의 킹스밀 리조트 리버코스(파71ㆍ6,379야드)에서 열린 LPGA 투어 킹스밀 챔피언십(총상금 130만 달러)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1개로 4언더파 67타를 쳐 최종합계 14언더파 270타로 정상에 올랐다. 호주 동포 오수현(20)은 4라운드에서 6타를 줄이며 뒤집기를 시도했지만 쭈타누깐에게 1타 뒤진 2위에 만족했다. 우승 상금은 19만5,000달러(약 2억3,000만원)다. 이달 초 요코하마 타이어 클래식에서 우승하며 태국 선수로는 최초로 LPGA 투어 무대를 제패한 쭈타누깐은 2개 대회 연속 우승을 차지하며 최근 상승세를 이어갔다.
그 동안 한국 선수들의 우승 잔치에 희생양이 됐던 쭈타누깐이 이젠 한국 선수 킬러로 변모할 준비를 하고 있다. 그는 지난 3년 동안 한국 선수들에게 번번이 우승을 뺏긴 ‘악몽’이 있다. 쭈타누깐은 2013년 혼다 LPGA 타일랜드 마지막 날 18번 홀에서 어이없는 트리플 보기를 범하며 다 잡았던 우승컵을 박인비에게 넘겨줬다. 지난해에도 퓨어 실크 바하마 클래식에서 김세영에게 연장전에서 패했고, 호주여자 오픈에서는 뉴질래드 동포 리디아 고(19)에게 무릎을 꿇었다. 하지만 요코하마 타이어 클래식에서 우승을 차지한테 이어 킹스밀까지 정상에 오르며 한국 선수들과의 악연을 끊어냈다.
한국 선수로는 김세영(23ㆍ미래에셋)이 12언더파 272타로 제리나 필러(미국)와 함께 공동 3위에 올랐다. 허미정(27ㆍ하나금융그룹)은 10언더파 274타를 쳐 공동 5위로 대회를 마쳤다.
3라운드에서 버디 9개를 몰아치며 선두에 1타 뒤진 공동 2위에 오른 전인지(22ㆍ하이트진로)는 버디 3개와 보기 4개로 1타를 잃어 최종합계 8언더파 276타, 공동 10위로 순위가 밀렸다. 전인지는 3번 홀(파5)에서 버디를 잡아 10언더파까지 점수를 줄이며 한때 공동 선두에 오르기도 했으나 이후 4,5번 홀 연속 보기가 나오는 등 좋은 흐름을 이어가지 못했다.
역시 3라운드 공동 2위였던 유소연(26ㆍ하나금융그룹) 역시 이날 1타를 잃어 전인지 등과 함께 공동 10위를 기록했다.
김기중 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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