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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잉원 脫중국 행보에 얼어붙는 양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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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잉원 脫중국 행보에 얼어붙는 양안

입력
2016.05.23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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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잉원 대만 총통. 타이베이=AP 연합뉴스
차이잉원 대만 총통. 타이베이=AP 연합뉴스

대만 독립성향의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이 취임하자마자 양안(兩岸ㆍ중국과 대만)관계가 급속히 얼어붙고 있다. 중국은 연일 교류ㆍ협력 중단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하나의 중국’ 원칙 수용을 촉구하는 반면 대만은 오히려 탈(脫)중국 움직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23일 차이 총통을 향해 “양안관계의 정치적 기초를 부정하거나 이를 외면하는 것은 책임지지 못할 후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92 공식’(1992년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각자 명칭을 사용키로 한 합의)을 수용하지 않을 경우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할 것이란 일종의 협박이다. 중국 당국과 관영매체들은 지난 20일 차이 총통 취임 당일부터 “92 공식을 수용할 때에만 교류ㆍ왕래가 가능하다”(중국 공산당 대만사무판공실)며 전방위적인 압박을 가하고 있다.

하지만 차이 총통과 민진당 정부의 행보는 전혀 다른 방향을 향하는 듯하다. 차이 총통은 취임 후 첫 외빈 회동에서 자국 정부를 공식국호가 포함된 ‘중화민국 정부’ 대신 ‘대만 정부’로 표현했다. 또 친중파인 마잉주(馬永九) 전임 총통 시절 개정된 뒤 중국 측에 경도됐다는 비판이 제기돼온 고등학교 학습지도 요령을 이전 내용으로 환원키로 했다.

양측의 갈등은 대만 내 국민투표법 개정, 대만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가입 추진 등을 고리로 확산일로를 걸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집권 민진당 일각에선 독립 문제까지를 포함한 국민투표의 발의ㆍ의결 정족수를 대폭 낮추는 법 개정을 추진중이어서 중국이 잔뜩 날을 세우는 상황이다. 대만이 미국ㆍ일본 주도의 TPP에 가입할 경우 중국으로서는 경협 지렛대를 상실하게 될 뿐만 아니라 턱 밑에서 미국의 압박을 받게 될 수 있다.

베이징의 한 외교소식통은 “중국에겐 대만 문제가 이미 남중국해 분쟁을 포함한 중미 갈등의 한 축이 됐고 대만은 경제회복 추진 과정에서 대중 의존도를 낮추면서 미ㆍ일과의 교류를 늘려가야 할 상황”이라며 “대만 국경절인 쌍십절(10월 10일)까지 앞으로 5개월은 어떤 식으로든 긴장 국면이 지속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베이징=양정대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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