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네소타 박병호/사진=OSEN
미네소타 박병호(30)의 침묵이 길어진다.
박병호는 23일(한국시간)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의 타깃 필드에서 열린 토론토와의 경기에 5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했지만 4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지난 18일 디트로이트전부터 5경기에서 안타를 하나도 때려내지 못하면서 18타수 연속 무안타에 머물고 있다. 메이저리그 데뷔 후로 봐도 가장 긴 침묵이다. 박병호의 시즌 타율은 0.220으로 떨어졌다.
상대 투수들의 강속구를 이겨내지 못하는 모습이다. 이날도 박병호는 2회말 첫 타석에서 토론토 선발 마커스 스트로먼에게 좌익수 뜬공에 그쳤고, 4회말에는 시속 146km짜리 초구 패스트볼을 공략했지만 유격수 땅볼로 물러났다. 7회말에는 선두타자로 나와 시속 148km 포심 패스트볼을 받아쳐 2루수 땅볼로 돌아섰다. 9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는 1볼-2스트라이크에서 시속 156km의 빠른 볼에 헛스윙해 삼진으로 잡혔다.
최근 현지매체인 CBS 스포츠는 "투수들이 이전보다 박병호에게 강속구를 더 많이 던지고 있다. 박병호가 앞으로 어떻게 적응해 나갈 지가 주목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박병호는 강속구에 대처를 하지 못하면서 반등 계기를 찾지 못하고 있다. 자칫 빠른 볼에 약점이 잡힌다면 앞으로 상대 투수와의 승부는 더 힘겨워질 수도 있다. 송재우 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배트 스피드가 떨어지거나 기술적인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피츠버그 강정호가 빠른 볼을 노려 치는 것처럼 단순하게 생각을 해서 노려치기를 할 필요가 있다. 박병호는 공을 보고 치려는 느낌이 강할 때가 있다"고 설명했다.
시즌 초반 박병호의 발목을 잡았던 삼진도 다시 늘고 있다. 박병호는 올 시즌 첫 5경기에서 11개의 삼진을 당하면서 쉽지 않은 시작을 했다. 현지 매체에서도 박병호의 삼진을 지적하며 빅리그 적응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하지만 파워를 앞세운 박병호는 홈런포를 빠르게 쏘아 올리면서 우려를 잠재웠다.
문제는 방망이가 잠잠하면서 삼진 개수가 또 다시 증가한다는 점이다. 박병호는 4월까지 19경기에 나와 22삼진을 당했지만, 5월에는 18경기에서 24삼진을 기록했다. 그 사이 볼넷은 5개에서 7개로 올랐을 뿐이다. 지난 9일 시카고 화이트 삭스 전부터는 12경기 연속 삼진을 당하고 있다. 컨택률도 눈에 띄게 낮다. 박병호의 컨택률은 22일까지 63.4%에 그치고 있다. 메이저리그 평균 컨택률은 76.3%다. 송재우 해설위원은 "컨택률이 떨어진다는 건 헛스윙이 많고 노림수를 못 잡는다는 얘기다. 생각이 너무 많은 게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이럴 때일수록 노림수를 가지고, 한 가지에 집중을 한다면 컨택률을 높일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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