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광수(왼쪽부터)-심동섭-최영필. /사진=KIA 제공, 한국스포츠경제 DB
KIA는 고정 마무리가 없는 팀이다. 지난 시즌 소방수 역할을 했던 윤석민(30)이 선발로 전환하며 공석이 됐다. 후보는 여러 명 있었지만 한 경기의 마지막을 확실히 책임질 수 있는 투수가 안 보였다. 그리고 원정 도박 혐의로 72경기 출전 징계를 받은 검증된 마무리 임창용(40)을 영입하면서 김기태(47) KIA 감독은 임창용이 돌아오기 전까지 집단 마무리 체제로 버텨보기로 했다.
아직까지 결과는 성공적이다. 23일 현재 팀 세이브가 15개로 10개 구단 중 가장 많다. 김광수(35)가 팀 내 최다인 5개의 세이브를 수확하는 등 무려 8명이 1세이브 이상을 올렸다. 개막 전 양현종(28)-헥터 노에시(29)-지크 스프루일(27)-임준혁(32)으로 이뤄진 화려한 선발진에 비해 초라한 불펜진이 이뤄낸 결과물이다. 불펜 평균자책점은 4.46(6위)으로 높은 편이지만 있는 자원으로 최대한 버텼다.
김 감독은 "야구를 짧게 하면 할수록 좋다"며 "9회 마무리 투수를 먼저 생각해놓고 8회, 7회를 줄여나가면 당연히 좋고 선수들도 자신감이 생긴다. 감독 입장에서는 구체적인 틀을 짜놓고 투수 기용을 하면 편하지만 팀 사정상 그렇게 되지 않을 때도 있다"고 말했다.
KIA 불펜은 심동섭(25)과 한승혁(23), 홍건희(24), 김광수, 최영필(42), 박준표(24) 등이 자리를 잡고 있다. 이 중 심동섭과 한승혁, 홍건희는 차세대 마무리 후보로 기대를 모았지만 결과로 보여주지 못했다. 또 좋을 때와 안 좋을 때 기복이 크다. 김 감독의 걱정은 여기에서 시작된다. 김 감독은 "젊은 투수들의 공이 좋을 때가 있었는데 오래 지속되지 않았다"며 "어느 정도 경력이 쌓일 때까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래서 김 감독이 찍은 방점은 승부처라고 생각하는 순간에 컨디션이 가장 좋은 투수, 상대 타자 등에 따라 곧바로 올리는 것이다. 뒤를 생각하지 않고 그 순간순간을 먼저 이겨내는 투수 운용을 택했다. 김 감독은 "승부처가 7회라면 그날 제일 좋은 투수가 먼저 나간다"며 "김광수가 나갈 수도 있고, 홍건희나 왼손 심동섭, 사이드암 박준표를 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KIA의 집단 마무리 체제는 임창용 복귀와 함께 끝낸다. 임창용은 지난 주말 1군 훈련에서 불펜 피칭으로 111개를 던지고 다시 재활군과 2군이 있는 함평으로 내려갔다. 김 감독은 임창용의 1군 복귀 시점에 대해 "6월말 타자를 세워놓고 7~10차례 던진 다음 7월초에는 1군에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지섭 기자 onio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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