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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턴, 트럼프 보다 더 비호감

입력
2016.05.23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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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러리 클린턴(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힐러리 클린턴(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우세로 예상됐던 2016년 미국 대선이 초박빙 구도로 전개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가 빠르게 공화당 진영의 세를 모으고 있는 반면,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의 경선 완주 선언으로 민주당에서는 클린턴으로의 통합이 지연되고 있다.

22일 워싱턴포스트와 ABC 방송에 따르면 유권자 829명을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트럼프가 46%로 44%에 그친 클린턴 전 장관을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 언론사의 한달 전 조사에서 10%포인트 차이로 앞섰던 클린턴 전 장관이 역전을 허용한 것이다. 클린턴 전 장관은 특히 전체 응답자의 46%로부터 ‘매우 싫어한다’는 평가를 받았는데, 이는 트럼프(45%)보다도 높은 수치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본선에서 클린턴의 우위를 자신했던 민주당 내부에서도 예상보다 훨씬 어려운 승부가 될 수 있다는 우려와 경계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선후보로서 클린턴 전 장관의 자질론도 새삼 부각되는 분위기다.

공화당 지지 성향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클린턴의 자질까지 문제삼고 나섰다. WSJ은 23일자 사설에서 민주당 일각에서 클린턴 전 장관의 부진 원인을 샌더스의 막판 버티기에 돌리고 있지만, 이는 정국을 잘못 파악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대신 지난 8년간에 걸친 민주당 정권의 무능과 클린턴의 자질 부족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또 클린턴 전 장관은 정치를 이용해 미국 상위 0.1%의 부유층에 올라섰으며, 거액을 받은 골드만삭스 연설에서 나타나듯 최상위 부유층과 미국 월가 이익을 대변하는 인물로 비쳐지는 등 개인적 흠집이 많다고 분석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도 ‘클린턴과 네이더의 유령’이라는 칼럼에서 클린턴 전 장관에 대한 샌더스의 반감에 우려를 표시했다. 샌더스가 독자 출마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도 분석했다. 민주당 앨 고어와 공화당 조지 W. 부시가 맞선 2000년 대선에서 소비자 운동을 주도해 명성을 얻은 랠프 네이더가 녹색당 후보로 나와 민주당 표를 잠식, 결과적으로 공화당에 승리를 안긴 사태가 재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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