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 칠레 청년이 “자살하겠다”며 동물원 사자 우리에 들어갔다. 청년은 구조 됐지만, 이 과정에서 애꿎은 사자 2마리가 사살됐다.
현지언론에 따르면 20세 남성 P씨는 21일(현지시간) 산티아고의 한 동물원에서 사자 3마리가 있는 사자우리 지붕으로 올라갔다. 이어 많은 관람객이 지켜보는 가운데 벌거벗은 채 밧줄을 타고 우리 안으로 내려갔다. 사자들은 처음엔 남성을 거들떠보지 않았지만, P씨가 성경 구절을 반복적으로 외우면서 한 마리를 붙잡자 곧 공격하기 시작했다
우리 침입 경보 소리에 현장에 출동한 동물원 구조대는 P씨를 구하기 위해 호스로 물을 뿌리면서 사자들을 제지했다. 하지만 사자들은 남성 몸 위로 올라타 목을 물어뜯기 시작했고 구조대는 수컷과 암컷 사자 2마리를 향해 발포했다. 동물원 관계자는 “마취제가 효과를 발휘하려면 4분이 걸린다”며 “상황이 급박해 인명 구조를 위해서는 발포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사살된 사자 2마리는 20년 넘게 동물원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목과 허벅지를 물려 크게 다친 남성은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 받고 있다. 또 현장에서는 남성이 쓴 유서로 보이는 메모가 발견됐다.
강주형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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