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리더스]GS건설
이달 초 GS건설은 이란에서 공사비 24억 달러(약 2조7,000억원) 규모의 ‘사우스파 11ㆍ14단계’ 공사를 수주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11단계 공사는 해상유전 개발시설과 육상 액화천연가스(LNG) 플랜트시설 공사로 나뉘는데 GS건설은 육상 부문을 맡았다. 14단계 공사에서는 마무리 공정을 담당할 예정이다. 임병용 사장은 “이란 시장이 열린 만큼 앞으로 발주되는 플랜트와 인프라 건설시장에 공격적으로 나서겠다”고 말했다.
플랜트 기술력 강자
사실 GS건설에 있어 이란은 남다른 국가다. 2010년 미국의 ‘포괄적 이란 제재법’의 적용을 받아 신규수주가 끊기기 전까지 GS건설은 이란에서 상당한 성과를 냈다. 2009년에는 21억달러 규모의 사우스파스 가스처리시설 9~10단계를 완공했고, 이 실적을 바탕으로 같은 해 9억6,000달러 규모의 이란 LNG액화 플랜트 공사와 14억달러 규모의 사우스파 가스개발사업 6~8단계(탈황 및 유황 회수설비 공사)를 연이어 따냈다. 하지만 그 이듬해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가 시작되면서 두 건의 계약을 모두 포기해야만 했다.
그렇게 7년이 흘렀고, GS건설은 이란 제재가 풀리자마자 수주에 성공했다. GS건설 관계자는 “이란에 대한 경제 제재가 풀리기 전인 지난해 조직개편을 통해 플랜트 전문가 1명을 이란 테헤란지사의 지사장으로 발령했고, 항만과 도로 등 사회간접자본(SOC) 사업 발주에 대비해 영업인력 1명도 추가로 파견했다”며 “미리 시장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현지 발주처와 관계를 돈독히 하기 위해 취한 조치인데 효과를 본 것 같다”고 말했다.
대비도 철저했지만 GS건설이 해외 수주에서 강점을 보이는 것은 정유와 플랜트 부분에서 국내 최고의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기 때문이다. GS건설은 국내에서 LG석유화학과 GS칼텍스의 주요 공정을 진행하며 기술력을 축적했고, 2008년부터 LNG 생산기술을 연구해 2014년 국내 최초 독자 기술로 LNG생산에 성공했다.
이런 능력은 해외 기업평가회사를 통해서도 입증됐다. 지속가능경영에 대한 객관적 지표로 인정받고 있는 다우존스 지속가능경영지수(DJSI) 평가에서 GS건설은 2012~2013년 수퍼섹터리더에 선정됐다. 안정적인 사업구조와 환경, 사회적 책임 부문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건설사로 인정받았다는 뜻이다.
사업자금을 조달하는 금융 역량도 뛰어나다. GS건설은 지난해 12월 오만 국영 석유화학회사(ORPIC)가 발주한 7억달러 규모의 천연가스액 추출 플랜트 구매ㆍ조달ㆍ시공 계약을 따냈다. 천연가스액에서 메탄과 비탄화수소 성분을 제거하고 에탄, 프로판 등 석유화학 제품의 원료를 수출하는 플랜트 건설 전체과정을 주관하는 것이다. 발주처는 입찰자들에게 금융 주선을 주문했는데, GS건설은 한국수출입은행과 한국무역보험공사의 지원을 받는 데 성공해 치열한 경쟁 입찰에서 낙점을 받을 수 있었다. 이처럼 해외시장에서 대형 프로젝트는 대부분 사업자금을 조달하는 금융역량을 필요로 하는데 GS건설은 이런 점에서도 강점을 보이고 있다.
상생경영으로 협력사와 동반성장
GS건설은 협력사를 위한 프로그램이 잘 운영되는 곳 중 하나다. 우선 소통 창구가 크게 두 곳으로 나뉘어져 있다. 2004년부터 연 1~2회 협력사 대표이사들과 GS건설 임원들이 정기적으로 모이는 ‘자이 CEO 포럼’과 주요 20여개 협력사 최고경영자(CEO)들로부터 건의사항을 듣는 ‘그레이트 파트너십 동반성장협의회’가 있다.
자이포럼은 형식적 행사가 아니라 실제 경영에 도움이 될 만한 강연을 협력사 대표이사들과 GS건설 임원들이 함께 모여 듣는 강연이다. 2014년에는 김무곤 동국대 교수가 ‘21세기 리더의 키워드, 공존지수’란 주제로 강연을 했고, 지난해엔 최재붕 성균관대 교수가 ‘초연결사회 시대, 다음 10년을 준비하라’는 주제로 강의를 했다. GS건설 측은 “전문가들의 강의를 들으면서 구체적으로 경영 팁을 공유하고 가치관을 맞춰가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또 GS건설은 협력사 인재 육성을 위해 차기CEO 교육, 현장소장 교육, 실무자 교육 등도 정기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특히 건설사 최초로 체험형 ‘안전혁신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2006년 설립된 안전혁신학교는 경기도 용인시 용인기술연구소 내에 있다. 이곳에서는 각종 재해 상황을 실제 상황과 똑같이 만들어 놓고, 실습 위주로 대책을 마련하는 교육이 진행된다. 교육 대상은 GS건설 임직원뿐 아니라 협력업체 관리감독 임직원도 포함되는데 선택이 아니라 의무적으로 합숙 훈련을 받는 것이라 효과가 좋다. 이 학교를 거처간 인원은 총 1만2,823명에 달한다.
사회공헌도 건설사답게
GS건설은 건설사 특성을 십분 발휘해 사회공헌을 한다. 대표 사회공헌 프로그램은 저소득 계층의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공부방 지원 사업’이다. 저소득층 가정의 어린이들은 경제적 어려움 탓에 부모가 대부분 맞벌이를 하는 경우가 많아 가족의 보살핌을 온전히 받기가 쉽지 않다. 이에 따라 GS건설은 학업과 놀이,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교육ㆍ놀이시설을 지원하고 있다. ‘꿈과 희망의 공부방’이란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미래의 주인공을 양성하는 데 초점을 뒀다. 어린이 재단과 공동으로 진행하는데 GS건설은 매년 40명의 어린이를 선정해 이 아이들의 가정을 방문, 공부방을 직접 꾸며준다. 2011년부터 6년간 지원한 공부방이 175호점에 이른다.
또 GS건설은 2012년부터 대학생들의 봉사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고려대, 홍익대, 서울시립대 등 8개 대학의 봉사단에 활동비를 지원하고 일부 봉사단과는 임직원들이 함께 활동에 나서기도 한다. 지난해엔 숭실대 해빛 봉사단과 서울 동작구 사당동에서 홀몸어르신을 위한 주거환경 개선활동을, 서울시립대와는 강북구 송천동에서 지역아동센터 내 공부방 꾸미기 등을 진행했다.
강아름 기자 saram@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