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산수가 생수 점유율 2위로”
농심, 투자 확대로 굳히기 야심
“아이시스 브랜드 합치면 앞서”
롯데는 공격 마케팅으로 수성전
매년 10% 안팎의 급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생수 시장에서 농심(백산수)과 롯데칠성음료(아이시스)가 치열한 2위 다툼을 벌이고 있다.
양사간 물 전쟁의 포문을 연 것은 농심이다. 농심은 최근 백산수가 생수 브랜드 2위로 올라섰다고 밝혔다. 시장조사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백산수의 1분기 시장 점유율은 6.8%로 5.2%인 아이시스8.0을 눌렀다. 농심은 백두산의 원시림보호구역 안 암반층을 뚫고 올라온 자연용출수란 점이 소비자 호응을 얻고 있는 것이라고 자화자찬했다.
롯데칠성음료 측은 이를 평가절하하는 분위기다. 아이시스8.0에 ‘아이시스’의 점유율(2.6%)을 합치면 전체 아이시스 생수 제품의 시장 점유율은 7.8%로 백산수를 앞서기 때문이다. 지난해 7월 리뉴얼 출시된 ‘백두산 하늘샘’과 독점유통하고 있는 ‘에비앙’까지 포함하면 생수시장에서 농심과 롯데칠성음료의 점유율은 비교 불가라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브랜드 다변화에 따라 아이시스8.0과 아이시스로 쪼개 놓았지만 사실상 아이시스 통합 브랜드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농심은 공격적 투자로 2위 굳히기에 들어가겠다는 계획이다. 올해 매출 목표도 지난해 350억원의 두 배 이상인 800억원으로 잡았다. 신라면에 이어 백산수를 신성장동력으로 키우겠다는 게 농심의 목표다. 지난해 10월 백두산 보호구역 안에 역대 최대 투자 규모인 2,000억원을 들여 백산수 제2공장을 준공한 것도 이에 따른 승부수다. 이러한 과감한 투자가 결국 ‘백두산 물’이라는 제품 이미지를 강화, 2012년 12월 출시 이후 처음으로 아이시스8.0을 앞지르게 됐다는 게 농심 설명이다.
사실 농심은 1998~2012년 생수 시장의 독보적 1위인 제주삼다수를 위탁판매했다. 그러나 제주삼다수를 생산하는 제주도개발공사와의 유통 대행 계약이 종료되면서 2012년 자체 브랜드로 생수 시장에 뛰어들게 됐다. 농심이 제주삼다수를 위탁판매할 당시의 경험은 생수 시장에서 자리를 잡는 데 큰 밑거름이 됐다. 이젠 한 때 손을 잡았던 1위 제주삼다수에도 도전할 태세다. 어제의 동지는 이제 무너뜨려야 할 경쟁 상대다.
롯데칠성음료는 다양한 생수 브랜드로 시장을 공략하는 기존 전략을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아이시스8.0의 경우 KBS 드라마 ‘태양의 후예’에 간접광고(PPL)를 한 데 이어 최근 주연 배우 송혜교를 광고 모델로도 발탁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제주삼다수가 전체 생수 시장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농심과 롯데칠성음료의 2위 싸움이 흥미롭다”며 “2위와 3위의 치열한 경쟁이 1위의 아성에 도전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시장의 변화를 가져올 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권영은 기자 yo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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