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독한인간호협회가 주최한 ‘파독간호사 50주년 기념행사’가 독일, 미주, 호주에서 온 한인 간호사 등 1,000여명이 모인 가운데 21일(현지시간) 독일 에센에서 열렸다. 국내에서는 정진엽 보건복지부장관 등 주요 인사들이 함께했고 박근혜 대통령은 영상으로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
이날 행사에는 1931년생 최고령 간호사 김연숙씨를 비롯해 파독 간호사와 결혼한 독일인 남편들은 물론 자원봉사에 나선 10대 유학생들까지 한데 어우러져 지난 50년의 뜻 깊은 여정을 격려하며 축하했다. 파독 기산 시점인 1966년 이들 간호사의 집단 취업을 주선한 이수길 박사도 87세 노구를 이끌고 자리했다.
1976년까지 독일로 온 파독 간호사 1만여명은 특유의 부지런함과 일솜씨로 독일에 깊은 인상을 남겼다. 파독 광부와 더불어 한독 친선의 가교 역할을 했을 뿐 아니라 한국의 산업화 도정에 큰 기여를 했다고 평가 받는다. 박 대통령은 영상을 통해 “여러분이 흘렸던 땀과 눈물은 우리나라 경제발전의 초석이 됐고 독일 국민에게 큰 감동과 신뢰를 주면서 양국관계 발전의 든든한 밑거름이 됐다”고 말했다. 정진엽 장관은 “50년 역사의 장(場)”이라고 기념식의 의미를 부여하고 “후손들에게 파독 간호사들의 역사는 소중한 자산으로 남을 것”이라고 했다. 독일 참석자들도 깊은 신뢰와 함께 아낌없는 찬사를 보냈다. 집권 다수 기독민주당 소속의 토마스 쿠펜 에센 시장은 “여러분은 정말 독일사회의 모범이었다”며 “지금 우리의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함께 도움을 주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지역 한인으로 구성된 한두레 마당 전통예술단, 전독일 파독 간호사 합창단, 아리랑 무용단이 잇따라 흥겨운 공연을 펼쳐 이날 행사의 분위기를 달궜다. 1966년 독일 땅을 밟은 김연숙씨는 “86세가 되어 이런 영광스런 자리에 오니까 너무 행복하다”라며 눈물을 보였다. 한국전쟁에 간호장교로 참전하기도 했던 1932년생 고마리아씨는 “감개무량하다. 너무 행복하고 감사하다”라며 환하게 웃었다.
고경석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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