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국내에는 적수가 없는 것일까. 박성현(22ㆍ넵스)이 매치플레이 여왕 자리마저 꿰차며 시즌 4승을 거뒀다.
박성현은 22일 강원 춘천시 라데나 골프장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유일한 매치플레이 대회인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 결승에서 김지현(25ㆍ한화)을 꺾고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지난해 처음 출전한 이 대회에서 1회전에서 탈락했던 박성현은 상금왕이나 메이저대회 한국여자오픈 타이틀 방어만큼 우승에 대한 욕심을 수시로 밝힌 바 있다. 우승 후 박성현은 “루키 때부터 꼭 우승하고 싶었던 대회였다. 첫 우승 이후 가장 짜릿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성현은 올 시즌 6개 대회에 참가해 4번이나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 상금 1억2,000만원을 보탠 박성현은 다승 1위와 상금 선두, 대상 포인트 1위 등 각종 부문 맨 윗자리를 굳게 지켜 이번 시즌 독주 기반을 더 확고하게 다졌다.
6개 대회 만에 시즌 상금을 5억2,767만원으로 늘린 박성현은 김효주(21ㆍ롯데)가 2014년에 세운 시즌 최다 상금 12억890만원을 뛰어넘을 수 있을지 관심사다. 또 지난해 전인지(22ㆍ하이트진로)의 시즌 5승뿐 아니라 2014년 김효주(21ㆍ롯데)가 세운 시즌 6승도 넘어설지도 주목을 받게 됐다. KLPGA 투어 시즌 최다승 기록은 2007년 신지애(28)의 9승이다.
2009년 KLPGA에 입회한 김지현은 KLPGA투어 101개 대회 만에 첫 승을 노렸으나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하고 2위에 만족해야 했다. 김지현은 지난해 OK저축은행 박세리 인비테이셔널에 이어 두 번이나 박성현에게 패해 준우승에 머물렀다.
짜릿한 역전극이었다. 다섯 번의 매치를 승리로 장식하고 맞선 박성현과 김지현의 우승 대결은 30도를 웃도는 폭염만큼이나 뜨거웠다. 1, 2번홀을 따내 여유 있던 박성현은 중반부터 김지현의 반격에 휘청댔다. 김지현은 1홀차로 뒤진 11번홀(파4)에서 5m 버디로 따라붙은 뒤 12번홀(파5)에서 박성현의 난조를 틈 타 1홀차로 역전했다.
박성현은 16번홀(파3)에서도 샷이 흔들려 2홀차로 뒤지면서 패색이 짙었지만 17, 18번홀을 따내며 연장으로 몰고 가는 승부사 기질을 발휘했다. 비겨도 우승을 내줘야하는 상황. 17번홀에서 두 번째 샷을 홀 한 뼘 거리에 떨구는 이글성 버디로 승부를 18번홀로 끌고 간 박성현은 1m 버디 찬스를 만들었다. 버디 퍼트는 놓쳤으나 김지현이 파세이브에 실패하면서 박성현은 기사회생했다.
10번홀(파4)에서 벌어진 첫 번째 연장전에서 박성현은 오르막 3m 버디를 성공하며 경기에 마침표를 찍었다. 박성현은 “16번 홀 이후 경기를 포기할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 끝까지 최선을 다한 것이 우승의 원동력이 된 것 같다”면서 “올 시즌 목표로 세웠던 5승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상희(24)는 한국프로골프 코리안투어에서 3년 9개월여 만에 정상에 올랐다. 이상희는 인천 스카이72 골프 앤 리조트 오션코스(파72ㆍ7,209야드)에서 열린 SK텔레콤 오픈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버디 6개와 버디 3개로 3타를 줄였다. 김경태(30)와 치열한 경쟁을 벌인 이상희는 합계 10언더파 278타를 쳐 1타차로 우승컵을 차지했다. 2011년 NH농협오픈에서 한국프로골프 선수 최연소 우승(19세 6개월 10일) 기록을 세우며 혜성처럼 등장한 이상희는 2012년 KPGA 선수권대회 이후 약 3년 9개월 만이자 통산 3승을 올렸다.
춘천=김기중 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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