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프린스 장근석이 달라졌어요.'
장근석이 비주얼을 내려놓고 생고생의 아이콘이 됐다. 뱀을 뜯어먹고 갯벌에 처막혔으며 똥통에도 빠졌다. 장근석은 자신을 둘러싼 선입견들을 연기력으로 돌파했다. SBS '대박'은 장근석에게 그야말로 대박사건이다.
-24부작으로 호흡이 다소 긴데.
"그동안 했던 로맨틱코미디 장르의 드라마는 16부작이었다. 다소 긴 호흡이지만 선배님들과 잘 맞춰서 무사히 16부를 넘겼다. '대박'은 연기의 즐거움을 알게 해 준 작품이다."
-이 작품엔 로맨틱한 장면이 거의 없다.
"철저하게 스킨십 없이 스토리를 전개하고 있다. 러브라인은 드라마에 꼭 필요한 장치일 수 있는데 지금 내가 아는 정보로는 결말이 열려 있다. 앞으로 어떻게 매듭지어질지 궁금하다. 키스신은 있겠지~ 하하."
-처음 '대박'을 만났을 때 어떤 기분이 들었나.
"제목이 주는 무게감 혹은 압박감이 있었다. 긴장감도 느꼈고 동시에 설렘도 있었다. 드라마에서 했던 여러 가지 고생들은 이미 예상을 했던 바다. 감독님과 작가님께 충분한 설명을 들었고, 두 분에 대한 신뢰와 존중이 있어 무조건 따라가겠다고 했다."
-주변 반응은 어떤가.
"지금까지 해왔던 비슷한 모습의 연기가 아니라는 반응들이 많다. 정말로 혼신의 힘을 다 해서 전에 보지 못한 연기들을 분출하고 있다. 대길을 만나 새로운 즐거움을 깨닫고, 감정들을 시원하게 표출하고 있다."
-촬영장에 선배들이 많은데.
"정말 많은 것을 배운다. 순발력이나 집중력이 대단하시다. 선배님들의 모습을 보면서 배워가는 재미가 있다. 회식을 한 번도 못할 정도로 촬영이 빠듯하게 이뤄지는데 지금 현장 분위기는 최고다. 선배님들이 현장을 잘 만들어주셔서 팀워크도 좋다."
-현장에서 본 최민수, 전광렬은 무섭나.
"13부까지 최민수 선배님과 만난 적이 없다. 뒤늦게 만났는데 참 잘 맞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선배님은 본인에 대한 것뿐만 아니라 상대에 대한 캐릭터 연구도 많이 하시는 것 같다. 권위적이실 줄 알았는데 상대가 원샷을 받을 땐 상대에게 100% 맞춰주신다. 섬세한 배려가 있다. 전광렬 선배님과는 연기 외적인 부분에서도 많은 이야기를 주고 받았다. 여행, 술, 장난감 등 우리 또래가 좋아할 만한 주제로 잘 이끌어주신다. 드라마 끝나고 배우들끼리 통영 여행을 추진하기로 했다."
-반면 어린 여진구와의 호흡은.
"생각이 정말 비슷하다. 내가 (여)진구 나이에 선배님들 보면서 신뢰를 주는 목소리를 갖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진구는 이미 목소리에 신뢰와 힘이 있다. 배우에게 신뢰감 있는 목소리는 큰 힘이다. 둘이 합쳐 큰 시너지를 냈으면 한다."
-극중 뱀과 게를 날 것으로 뜯고 씹더라.
"대본으로 봤을 때는 이걸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연기할 때는 그냥 미친 듯이 몰입했다. 지금까지 했던 작품들엔 이렇게까지 극한 장면은 없었다. 카메라에 빨간 불이 들어오면 압박감이 들어서 뭐라도 해야 한다."
-아무리 연기라도 쉽지 않았을 텐데.
"뱀 농장에서 양파망에 뱀을 몇 마리 넣어서 가져오셨다. 그 뱀들을 실제로 사용했다. 내가 찍을 때는 몰랐는데 찍고 나서 장면을 보니까 헛구역질이 막 났다."
-뱀에 대한 온라인 반응이 뜨거웠다.
"연관검색어에 뱀이 있을 정도로 많이들 검색하시는 것 같다(웃음). 팬 분들은 '독하다', '열심히 연기하는 배우의 팬이라 뿌듯하다' 등의 반응을 주셔서 감사했다. 배우로서 그런 말을 듣는 건 영광이다. 일반 네티즌 분들은 기생충을 지적해주시더라. 그 당시 장면들이 생각나면서 굉장히 당혹스러웠다."
-시청률에 대해 아쉬운 마음은 없나.
"시청률이 높았으면 물론 좋겠지만 매 작품 어떤 결과를 바라고 하는 건 아니다. 완성작이 되길 바라면서 미완성인 나를 끌고가는 것 뿐이다. 총체적인 완벽한 결과를 얻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이다. 또 다른 모습으로 나를 계속 연마해보고 싶다. 연기 자체를 즐기고 있다."
-바쁜 와중에 대학원도 다닌다고.
"카메라 앞에 설 때랑, 카메라로 누구를 찍고 있을 때랑 정말 느낌이 다르다. 씬을 구성하는 것들이 참 재미있다. 학교에서 연출한 작품으로 이번에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까지 나간다. 깜짝 놀랐고 진출한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다."
사진=SBS
황지영 기자 hyj@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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