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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흑인 차별 반대 운동’ 확산… 대선에도 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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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흑인 차별 반대 운동’ 확산… 대선에도 파장

입력
2016.05.20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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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경찰의 총격으로 27세 흑인 여성이 사망하는 사건이 벌어진 후 ‘블랙 라이브즈 매터’ 운동가들이 현장에 모여 시위를 벌이고 있다. 샌프란시스코=로이터 뉴스1
1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경찰의 총격으로 27세 흑인 여성이 사망하는 사건이 벌어진 후 ‘블랙 라이브즈 매터’ 운동가들이 현장에 모여 시위를 벌이고 있다. 샌프란시스코=로이터 뉴스1

공권력의 흑인 살해 계기로 시작

‘블랙 라이브즈 매터’ 운동

클린턴 ‘정책 지원’ 약속 이끌어

한국에서 강남역 살인사건의 파장이 여성 차별 반대 운동으로 확산되고 있다면 미국에서는 ‘블랙 라이브즈 매터’(BLMㆍ흑인의 생명은 소중하다)라는 인종차별 반대 운동이 한창이다. 3년 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해시태그로 시작해 정치운동으로 발전한 BLM는 미국 대선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19일(현지시간) 그렉 서 샌프란시스코 경찰국장이 사임하면서 BLM는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 앞서 샌프란시스코 경관이 도난 차량을 운행하던 신원 미상의 27세 흑인 여성을 제압하는 과정에서 총기를 발사해 용의자가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자 에드 리 샌프란시스코시장이 직접 서 국장에게 사임을 요청했다. 2015년에도 20대 흑인 남성 마리오 우즈가 경찰 5명의 총격을 받아 사망하는 등 샌프란시스코에서 흑인을 향한 경찰의 과잉 대응이 빈발하고 있다.

BLM은 2012년 플로리다주 샌포드시에서 17세 흑인 남성 트레이번 마틴이 자율방범대원 조지 짐머맨의 총격을 받아 사망한 후 2013년 짐머맨이 정당방위로 무죄 판결을 받자 온라인에서 유행하기 시작한 해시태그 #BlackLivesMatter에서 유래했다. 인권운동가 앨리샤 가르자가 페이스북에 남긴 짧은 문구가 미국 공권력의 흑인 차별적 성향과 이로 인해 흑인들이 느끼는 생명의 위협을 적절히 지적했기 때문이다. BLM에 따르면 2015년 기준으로 흑인이 다른 미국인에 비해 경찰의 총격으로 사망할 가능성은 9배나 높았다.

‘신세대 민권운동’으로 반향을 얻은 BLM은 2014년 미주리주 퍼거슨시에서 발생한 마이클 브라운 사망사건에 대응해 첫 오프라인 집회를 열었다. 거리운동에 그치지 않고 2015년에는 유력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의 접견에서 경찰력의 군사화 방지, 경찰의 과잉 진압에 대한 연방정부 차원의 조사 등 정책적인 약속을 이끌어냈다.

미국 보수진영의 반격도 여성 차별 반대 운동에 대한 남성들의 반응을 연상시킨다. BLM의 비판자들은 ‘올 라이브즈 매터’(모든 생명은 소중하다)란 문구를 내세워 BLM이 백인에 대한 편견을 유발하고 경찰의 통제력을 위축시킨다고 지적했다. 연방경찰 이익단체들은 2016년 슈퍼볼 하프타임 공연에서 신곡 ‘포메이션’을 발표하며 BLM 지지를 선언한 비욘세의 공연을 보이콧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럼에도 BLM의 주장은 정치권의 지지를 얻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015년 사법관계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BLM은 다른 생명이 소중하지 않다고 주장하는 운동이 아니”라며 “흑인 지역사회에서만 일어나는 문제들이 있고 한 번쯤 거론해야 할 타당한 쟁점”이라고 옹호했다. 민주당 전국위원회도 BLM을 지지하는 결의안을 통과시키고 대선 후보 타운홀 미팅에 운동가들을 초청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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