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자구안 産銀에 곧 제출키로
군함 등 건조하는 특수선 사업부
지분 매각 통해 재무개선 활용
인력 추가 감축ㆍ임금 삭감도 검토
대우조선해양이 방산 사업 부문을 분사시킨 뒤 상장시켜 자금을 확충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20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은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추가 자구안의 초안을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제출했다. 자구안에는 임원진 축소와 조직 추가 개편, 희망퇴직을 통한 인력의 추가 감축, 임금 동결 및 삭감, 효율성 검토를 통한 독(Dock)의 순차적인 폐쇄, 비핵심 자산 매각 등의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조선은 지난해 10월 채권단으로부터 4조2,000억원의 지원을 받으면서 1만3,000명 수준인 본사 인력 규모를 2019년까지 1만명 수준으로 줄이고, 골프장ㆍ연수원ㆍ본사사옥ㆍ부동산ㆍ보유 주식 등 조선업과 관계 없는 자산을 매각하는 내용의 자구안을 만들어 이행해왔다. 대우조선 노조도 채권단의 지원을 받기 위해 임금 동결과 파업 자제를 약속하는 내용의 동의서를 산업은행에 제출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 전 세계적인 조선업황 악화로 ‘수주절벽’이 이어지면서 지난달 정부는 대우조선에 추가 자구안을 요구했다.
이번 자구안에는 조선 관련 사업 부문과 자회사까지 매각하는 방안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눈길을 끄는 것은 잠수함과 군함 등을 건조하는 특수선 사업부다. 방산 부문은 대우조선 전체 매출의 10% 정도에 불과하지만 핵심 기술과 인력을 보유,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방산 부문을 갖고 있는 다른 조선업체들이 수익성 보다는 포트폴리오 관리 차원에서 특수선을 만드는 반면, 대우조선 방산부문의 영업이익은 7~8%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함의 해외 수출 실적을 갖고 있는 것도 대우조선이 유일하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대우조선 특수선 사업부의 가치를 최대 1조5,000억원 수준으로 평가하고 있다.
대우조선은 특수선 사업부를 분리 상장한 뒤 지분 매각을 통해 마련한 자금을 재무개선 등에 활용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방산 부문을 매각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방산 사업을 어떻게 처리할 지를 놓고 다양한 검토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도 이날부터 생산직 기장(과장급) 이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고 밝혔다. 지난해 초 1,300명의 사무직을 감축한 데 이어 이달 9일 사무직 과장 이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던 현대중공업은 결국 생산직까지 구조조정 대상을 확대했다. 생산직을 대상으로 한 희망퇴직은 창사 이후 처음이다.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등 조선 계열사의 사무직 희망퇴직 신청자는 7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대우조선,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등 조선 3사가 자구안 제출을 마무리하면서 이들 기업의 추가 인력 감축 규모는 최대 6,000여명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그러나 이에 반발하는 사무직 직원들의 노조 설립 움직임도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해 희망퇴직 과정에서 현대중공업 사무직 노조가 결성된 데 이어 최근 현대미포조선 등 계열사에서도 사무직 노조 결성이 추진되고 있다. 한준규 기자 manbo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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