얄궂은 운명이다.
‘절친’ 서정원(46) 수원 삼성 감독과 윤정환(43) 울산 현대 감독이 벼랑 끝에서 만났다.
두 팀은 2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K리그 클래식 11라운드를 펼친다.
서 감독과 윤 감독은 시즌 중 종종 연락을 주고받고 가족들끼리 모임을 할 정도로 가깝다. 하지만 승부 앞에 잠시 우정을 접어야 할 처지다.
수원은 2승6무2패, 울산은 3승3무4패다. 승점 12로 같지만 다득점(수원 +14, 울산 +7)에서 앞선 수원이 7위, 울산이 8위다. 명문이라는 타이틀에 어울리지 않는 성적표다.
수원은 4월2일 상주전(2-1 승) 이후 6경기 째 무승(5무1패)에 시달렸다. 번번이 뒷심 부족에 울었다. 하지만 지난 14일 수원FC와 ‘수원더비’에서 2-1로 이겨 분위기 전환의 발판을 마련했다.
울산은 더 다급하다. 최근 6경기에서 1승2무3패로 부진하다. 5일 성남전(0-3 패), 14일 포항전(0-0무 )등 두 경기에서 무득점이다. 설상가상 얼마 전 이민성 코치가 이장수 감독을 따라 중국 창춘으로 옮기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울산은 이민성 코치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애써 태연해하지만 수석코치에 가까웠던 그의 이탈에 상당한 충격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수원 원정에서 패하면 윤정환 감독 거취가 위험하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승패는 수원의 ‘쌍훈’ 염기훈(33)과 권창훈(22)에 달려 있다.
울산은 작년에 수원을 상대로 3번 싸워 1무2패로 한 번도 못 이겼다. 3경기에서 3득점 7실점했는데 이 중 측면 크로스로만 6골을 내줬다. 실점으로 연결된 6개의 크로스 중 4개가 염기훈의 발에서 나왔다. 또한 권창훈은 지난 시즌 울산을 상대로 3골을 터뜨리는 등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한 마디로 울산은 일단 ‘쌍훈’을 봉쇄해야 한다. 그리고 지난 달 9일 광주전 이후 한 달 이상 골 맛을 보지 못하고 있는 공격수 이정협(25)의 득점포가 터져주길 기대하고 있다.
윤태석기자 sportic@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