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에 부부 군인 1,570쌍… 11사단 20쌍으로 전군 최다
“아내는 평생 동반자이자 가장 든든한 동료입니다.”
육군 11사단 인사참모처에 근무하는 임형욱(33) 대위는 예하 여단의 보안업무담당관 아내 홍서희(34) 중사가 군생활의 가장 큰 버팀목이다. 막힌 일이 있어도 부대 현안을 잘 아는 아내의 조언 덕에 쉽게 풀어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임 대위는 “아내와 같은 부대에 근무하다 보니 서로 업무를 챙겨주고 문제가 생기면 코치를 해주며 임무수행에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육군 11사단에는 임 대위와 같은 부부 군인이 모두 20쌍이나 된다. 전군 최다다. 부부 군인을 일정기간 한 부대에 근무하도록 배려해온 결과, 육군 전체의 부부 군인은 1,570쌍으로 크게 늘었다.
5월 21일을 부부의 날로 정한 건 ‘둘(2)이 하나(1)가 된다’는 의미다. 육군이 부부의 날을 하루 앞둔 20일 11사단 소속 부부 군인의 사연을 공개했다. 군수사령부 김윤산(34) 소령과 김정혜(30) 중사는 “같은 부대에 있다 보니 서로에게 누가 되지 않기 위해 행동 하나하나를 더욱 조심하게 되고 업무에도 더 집중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대로 전덕호(31) 대위와 권연주(27) 중사는 2014년 결혼할 때 전 대위가 중대장을 맡고 있어 신혼여행도 못 간 경우다. 전 대위가 자리를 비우기 어렵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기에 권 중사는 신혼여행을 가지 말자고 먼저 말을 꺼내 남편의 부담을 덜어줬다고 한다.
육군은 부부 군인이 군복무와 가정생활을 효과적으로 양립할 수 있도록, 결혼 이후 5년 간 같은 부대나 인접 부대 근무를 보장하고 있다. 12세 미만의 자녀를 둔 여군은 탄력근무제가 적용돼 출퇴근 시간을 조정할 수 있다. 또한 가사 분담을 위해 남편이 육아휴직을 내더라도, 휴직 기간을 진급 최저복무 기간에 포함시켜 진급에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했다. 육군 관계자는 “올해부터는 훈련이나 당직근무 때 자녀를 지정된 가정에 맡기는 ‘아이 돌봄 위탁제도’를 새로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