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20일 “만약에 (새누리당이) 예결위원장, 운영위원장, 법사위원장을 주면 국회의장은 양보할 수 있다”고 밝혔다.
우 원내대표는 이날 한 라디오에서 “국회에서 운영위원장, 예결위원장, 법사위원장을 정부여당이 독점한 적이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여야는 제20대 국회 원 구성과 관련해 치열한 수 싸움을 이어가는 중으로 당초 더민주가 원내 1당으로 올라선 국회의장직을 차지하는 것으로 가닥이 잡혔으나 새누리당이 국회의장직을 야당이 차지한다면 법사위원장 자리를 여당이 맡아야 한다고 맞서며 상황이 복잡해졌다. 여기에 상임위 분할 문제를 꺼내며 ‘캐스팅보터’의 몫을 챙기려는 국민의당까지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때문에 우 원내대표의 이날 발언은 법사위원장직을 달라는 새누리당의 요구에 선을 그은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이어 “국회의장과 부의장을 상임위원장과 연동시켜 얘기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국회의장을 가져갔으니까 법사위를 내놓으라는데 (그러면) 아무리 봐도 국회 운영이 1당 독점으로 흘러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당 관계자는 우 원내대표의 발언에 대해 “새누리당 입장에서는 청와대 예산, 인사 문제 등을 다루는 운영위원장이나 정부 예산을 다루는 예결위원장을 놓치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새누리당이) 법사위원장까지 가져가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발언”이라고 말했다.
우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어제 3당 원내대표 회동에서 원 구성 합의를 했는데 언론에서는 자리 나누기 싸움으로 본다”며 “원 구성 전에 국회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고 운영을 개혁하는 방향을 같이 논의하자”고 말했다. 원 구성과 더불어 국회 운영개혁을 통해 ‘일하는 국회’의 모습을 보이자는 취지다.
우 원내대표는 또 이날 회의에서 “어제 본회의에서 정의화 국회의장이 발의한 국회법이 통과된 것을 놓고 이런저런 말이 있는데 더민주는 상임위 차원 청문회를 남용 안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어버이연합 청문회나 가습기피해 청문회는 한 상임위에서만 할 수 없고 여러 상임위를 거쳐야 한다”며 “(이 같은) 큰 현안에 관한 청문회는 특위를 만드는 사례가 많아서 이 문제와 (정책 청문회를) 혼동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설명했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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