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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초 우려 커지는 현대상선…英 선주 조디악 태도도 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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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초 우려 커지는 현대상선…英 선주 조디악 태도도 악재

입력
2016.05.20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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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선료 협상 불참 등 침묵 일관

연합뉴스
연합뉴스

현대상선 회생의 최대 변수인 해외 선주들과의 용선료 협상이 18일 별다른 소득 없이 끝나면서 현대상선이 결국 좌초(법정관리 행)할 지 모른다는 우려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특히 선주 가운데 최고 용선료를 받는 영국계 조디악이 18일 협상 불참에 이어 여전히 이렇다 할 입장조차 밝히지 않으면서 다른 선주들의 결단까지 머뭇거리게 만드는 또 다른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금융당국 고위관계자는 19일 “어제 협상에 참석한 해외 선주들은 이전부터 용선료 인하에 협조적인 분위기였는데, 줄곧 인하에 부정적이었던 조디악이 회의에 참석하지 않자 전체적으로 부정적인 기류가 형성됐다”고 말했다.

조디악은 그리스의 다나오스(13척)에 이어 가장 많은 컨테이너선을 현대상선에 대여 중인 선주다. 올해 초 2척이 추가돼 현재까지 6척이 운항 중이며, 연내 4척의 컨테이너선이 더 계약돼 총 10척에 달한다. 현대상선이 2028년까지 조디악에 지불해야 할 용선료는 6,400억원에 이르는데, 이는 전체 용선료 부담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용선료 인하의 목표치가 평균 28% 정도임을 감안하면 현대상선은 조디악에서만 1,800억원 정도를 줄일 수 있는 셈이다. 조디악과의 협상 결과에 다른 선주들이 주목하는 것도, 조디악의 용선료 인하를 끌어내야 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아직은 낙관도 비관도 단정할 수 없는 상태지만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조디악은 여전히 ‘법정관리까지 가겠느냐’며 다른 선주들의 분위기를 살피는 상황으로 안다”고 전했다.

채권단은 다음주 중 다른 선주들이 최종결정을 내리기 전까지 조디악과 별도의 협상을 벌여 설득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이날 채권단이 벌크선사 위주의 선주들과 진행할 예정이던 컨퍼런스콜을 취소한 것도 조디악 등 컨테이너선주와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정부 일각에선 조디악이 끝내 합의해줄 수밖에 없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현대상선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조디악은 다른 해운사에 배를 빌려줘야 하는데 새로 체결할 용선료가 현대상선에 인하해 준 뒤 받는 것보다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 곳이라도 용선료 인하에 동의하지 않으면 현대상선은 법정관리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조디악에 ‘무임승차’는 없다는 최후통첩인 셈이다.

이대혁 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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