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국무총리가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하기 위해 19일 출국했다. 황 총리는 21일부터 이틀 간 ‘사우디 달래기 외교’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대통령이 최근 이란을 국빈방문한 것을 사우디가 섭섭해하는 징후가 있는 만큼, 앙숙 관계인 사우디와 이란 사이에서 ‘균형’을 잡겠다는 차원으로 볼 수 있다.
박 대통령은 이달 초 역대 최대 규모의 경제사절단과 함께 이란을 방문해, 인프라 건설ㆍ신산업 분야 협력 강화를 약속했다. 이는 사우디 입장에선 달가운 소식이 아니다. 이슬람 다수파인 수니파 종주국인 사우디와 소수 시아파 맹주인 이란이 올 초 외교 관계를 끊어버릴 정도로 극심한 갈등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올 1월 핵개발 관련 경제제재에서 벗어난 이란이 중동의 새로운 블루 오션이긴 하지만, 사우디와 오랜 우방 관계도 챙겨야 한다는 것이 정부의 고민이다. 사우디는 우리나라의 원유 수입 의존도 1위(31.6%) 국가이고, 한ㆍ사우디 무역 규모는 한ㆍ이란의 세 배에 달한다.
황 총리는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사우디 국왕을 예방하고, 경제협력 강화 방안과 북핵 문제 등을 포괄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다. 한국 총리가 사우디를 방문하는 것은 2005년 이해찬 전 총리 이후 11년 만이다. 황 총리는 이어 우즈베키스탄을 공식방문하고, 터키에서 열리는 ‘세계인도지원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터키에선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만난다.
강윤주 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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