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소득 상당액 감춘 정황
네이처리퍼블릭 주식 이동 전수조사
정운호, 지분 매각해 630억 차익
구명 로비 용도 사용 가능성 조사
정운호(51ㆍ수감 중)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전방위 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검사장 출신 홍만표(57) 변호사의 부동산 관련 업체 사무실을 19일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그가 이 업체를 통해 자신이 벌어들인 소득의 상당액을 감춘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 변호사에 대한 검찰 수사가 탈세 혐의 쪽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모습이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이원석)는 이날 오후 부동산 투자 및 임대ㆍ관리 사업을 하는 A사의 경기 파주시 및 분당 사무실을 압수수색해 거래 장부와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했다. A사는 홍 변호사가 운영하고 있는 업체다.
검찰은 홍 변호사가 공식 신고한 사건 수임료 외에 불법 또는 편법으로 거액을 벌어들인 정황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그가 변호인 선임계를 제출하지 않고 ‘전화 변론’을 하거나 후배 변호사를 동원해 사건을 ‘우회 수임’하는 방법으로 의뢰인한테서 신고액수보다 훨씬 많은 수임료를 받아낸 뒤, A사를 통해 해당 소득을 위장했다고 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증거 확보 차원에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또 정 대표의 각종 로비에 네이처리퍼블릭 주식이 활용됐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지난해 이 회사 지분구조 변동과 관련, 해당 주식들에 대해 전수조사를 벌이고 있다. 2014년 네이처리퍼블릭 주식 100%를 보유했던 정 대표의 지분율은 지난해 75%대로 떨어졌다. 검찰 관계자는 “주식 이동이나 증자과정, 참여자 등을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네이처리퍼블릭은 2012년 11월 KTB프라이빗에퀴티와 LB인베스트먼트를 대상으로 300억원 상당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했다. 지난해 3월에는 300억원 규모의 상장 전 구주 매각(프리 IPO)에 나서 유진투자증권과 신한금융투자의 투자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정 대표의 보유 주식 수는 608만5,920주(지분율 100%ㆍ2014년 말 기준)에서 572만5,920주(75.47%)로 감소했다. 당시 네이처리퍼블릭 주식의 장외 거래가격(최대 17만 5,000원)으로 단순 계산하면, 최대 630억원의 매각 차익이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검찰은 그가 2013년 이후 원정도박 사건으로 수사를 받고 작년 10월 구속기소된 이후에는 계속 재판을 받았다는 점에 비춰, 매각된 주식 일부가 법조인들을 상대로 한 구명 로비에 쓰였는지도 살펴보고 있다.
한편 검찰은 지난 11일과 16일 부장판사 출신 최유정(46ㆍ구속) 변호사와 그의 가족들의 대여금고를 압수수색, 현금 8억여원과 수표 등 13억여원을 발견했다. 검찰은 최 변호사에게 각각 50억원의 수임료를 건넨 송창수(40ㆍ수감 중) 이숨투자자문 대표와 정 대표를 이 돈의 출처로 보고 있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안아람 기자 onesh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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