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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각 개의…턱걸이 표결…막 내린 ‘19대 국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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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각 개의…턱걸이 표결…막 내린 ‘19대 국회’

입력
2016.05.19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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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엔 의원들 대거 자리 비워 의결정족수 겨우 채운 채 표결

신해철법 등 129개 법안 통과…주택임대차법ㆍ주민등록법 개정

서비스법ㆍ세월호법은 끝내 무산

정의화 국회의장이 19일 국회에서 열린 19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고영권 기자
정의화 국회의장이 19일 국회에서 열린 19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고영권 기자

여야는 19일 국회 본회의를 열어 ‘신해철법’(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 등 무쟁점 법안 129건을 포함해 모두 135건의 안건을 처리하고 19대 국회를 사실상 마무리 지었다. 하지만 의원들의 지각 출석으로 본회의가 30분 가량 지각 개의하는가 하면, 회의 도중 의원들이 대거 자리를 뜨는 바람에 오후 회의에서는 의결정족수를 겨우 채운 상태에서 턱걸이 표결을 이어갔다.

여야 의원들은 이날 130여개의 안건을 일사천리로 표결 처리했다. 신해철법이 재석의원 192명 중 찬성 183명, 반대 2명, 기권 7명으로 통과됨에 따라 사망 또는 중상해에 해당되는 의료사고시 피신청인의 동의 여부와 무관하게 자동으로 조정절차가 개시될 수 있게 됐다. 의료진의 과실을 환자 측이 밝혀내야 하던 과거에 비해 시간과 비용이 크게 절감될 것으로 보인다.

여야는 또 전월세 전환율을 낮추는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을 재석 225명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법 통과로 전세보증금을 월세로 전환할 때 적용하는 금리가 0.5%포인트 하락하는 효과(기준금리 1.5% 기준)가 생긴다. 또 주민등록법 개정안도 통과돼 주민등록번호 유출로 생명과 신체 또는 재산 등에 피해를 입을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 주민등록번호를 변경할 수 있게 됐다.

이 외에도 유치원에서 일절 체벌이 금지되고 위반시 즉각 유치원을 폐쇄할 수 있도록 한 유아교육법 개정안, 일회용 주사기 재사용 금지를 골자로 한 의료법 개정안, 실직자가 국민연금에 가입할 경우 보험료의 75%를 국가가 최대 1년간 납부해주는 고용보험법 개정안 등 무쟁점 법안들이 처리됐다.

하지만 야당이 추진했던 세월호특별법 개정안과 가습기 살균제 피해구제 특별법, 여당이 추진해온 노동개혁 4법,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등의 쟁점 법안은 법사위 문턱을 넘지 못해 폐기 수순을 밟게 됐다. 사법시험 존치 내용이 담긴 변호사시험법 개정안도 20대 국회로 공이 넘어갔다.

이날 본회의에는 새누리당 김무성ㆍ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 등 거물급 여야 인사들이 대거 모습을 드러냈다. 김 전 대표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무런 대꾸를 하지 않은 채 본회의장 안으로 들어갔지만, 문 전 대표는 “19대 국회에서 대선 출마도 했고 당 대표도 했고 총선도 치르면서 평생의 정치를 압축적으로 경험했다”며 “(19대 국회는) 삼권분립의 원칙이 무너졌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총선 이후 공식 석상에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던 유승민 무소속 의원도 이날 본회의장을 찾았다. 공천 과정에서 친박계 의원들과 대립했던 탓인지 유 의원은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 공동대표를 제일 먼저 찾아가 악수하는 등 야당 의원들과 더 반갑게 인사했다. 김무성 전 대표와도 반갑게 인사를 나눴지만 친박계 의원들은 그냥 지나쳤다.

정의화 국회의장은 본회의 말미 고별사에서 “19대 국회에서는 상식과 합리를 바탕으로 충분히 합의에 도달할 수 있는 법안들도 ‘이념의 덫’과 ‘불신의 벽’에 가로막힌 경우가 비일비재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정 의장은 “의원의 자율적 판단과 상임위 논의가 존중돼야 소신껏 일할 수 있지 그렇지 않으면 국회는 거수기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며 “20대 국회는 반드시 달라져야 한다. 상임위 중심주의를 지켜내고 강화해달라”고 당부했다. 정민승ㆍ전혼잎 기자 ms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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