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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해운, 첫 단추는 뀄지만… 앞 길은 구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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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해운, 첫 단추는 뀄지만… 앞 길은 구만리

입력
2016.05.19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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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동맹 가입 이어 공모채권 일부 채무재조정 성공

회생까지 용선료 협상이 가장 큰 변수

한진해운이 19일 일부 공모사채의 채무 재조정에 성공하며 경영난 탈출의 첫 단추를 꿰는 데 성공했다. 한진해운은 최근 글로벌 해운동맹(디 얼라이언스) 편입에 이어 사채권자 채무조정까지 잇달아 성사시키며 외형상 현대상선보다 순조로운 출발을 보이고 있지만 최종 위기탈출까진 갈 길이 멀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한진해운은 이날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열린 사채권자 집회에서 “회사채 만기 연장 안건이 금액기준으로 참석자 3분의 2 이상 동의를 받아 가결됐다”고 밝혔다. 이날 안건은 오는 23일 만기가 돌아오는 358억원 규모의 무보증 신주인수권부사채(78회차)의 만기를 4개월 연장하고, 사채권자 요청시 한진해운의 자기주식으로 사채 원리금을 상환 받을 기회를 제공한다는 내용이었다. 이날 집회 현장에 나온 사채권자는 20명이었고, 나머지는 서면으로 의결권을 행사했다고 한진해운 측은 밝혔다.

이날 집회는 큰 반발 없이 마무리됐다. 한진해운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로 갈 경우 더 큰 손해를 감수할 수밖에 없다는 현실을 사채권자들이 수긍한 것으로 보인다. 찬성표를 던진 심재동(57)씨는 “한진해운이 회생할 경우 투자금의 80% 정도는 건질 수 있다는 생각에 차선책을 택했다”고 말했다. 첫번째 사채권자 집회 가결은 향후 한진해운이 치러야 할 다른 사채권자들과의 채무재조정 협상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앞으로 한진해운이 넘어야 할 장벽은 여전히 높다. 앞서 산업은행 등 한진해운 채권단은 ▦해운동맹 잔류 ▦사채권자 채무재조정 ▦용선료 인하 등 세 가지 조건 중 하나라도 충족하지 못하면 법정관리로 보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특히 용선료 재협상이 가장 큰 변수다. 협상에 먼저 돌입한 현대상선은 협상 해결 시한(20일)이 다 되도록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한진해운 역시 첫 용선료 협상 상대방인 시스팬으로부터 인하 요청을 거부 당했다는 소식이 외신을 통해 알려지기도 했다.

한진해운 측은 “사채권자 집회 가결을 계기로 재무건전성 확보에 총력을 기울여 조기 경영 정상화를 이루겠다”고 밝혔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정준호 기자 junho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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