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색’이라는 지적을 받아온 충남 아산 현충사 연못이 전통조경양식으로 변신한다.
문화재청 현충사관리소는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사당인 현충사 경내 상·하 연못을 전통양식에 근접한 연못으로 재단장한다고 19일 밝혔다.
현충사 연못은 1990년대 초부터 일본 교토 니노마루정원 연못을 본떠 만들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에 문화재위원회는 지난 2014년 연못을 전통양식인 방지(方池)형태로 바꿀 계획이었으나 예산부족으로 공사를 추진하지 못하다 올해 예산 8억원을 확보, 입찰을 거쳐 연말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다.
문화재위는 당초 완전한 형태의 방지형으로 바꾸는 것을 검토했으나 주변 지형을 크게 바꿔야 해 난관에 봉착했다. 이에 따라 문화재위는 이미 놓인 자연석 앞쪽에 돌을 쌓아 일본식 정원 이미지를 없애기로 했다. 완공 이후 연못 면적은 5,250㎡에서 3,770㎡로 줄어든다.
방지형이란 네모형태의 연못으로 땅은 네모나고 하늘은 둥글다는 동아시아 천문우주관을 반영한 것으로 경복궁 경회루 연못이 대표적이다.
현충사 관계자는 “현충사 경내 지형과 건물의 위치를 감안하면 현실적으로 완벽한 방지형으로의 개조는 불가능하다”며 “전통양식에 가장 근접한 연못으로 재단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충사는 지난 1997년 조경 정비계획에 따라 경내 외래 수종들을 모두 없앴다. 그러나 이순신 장군의 영정을 모신 사당 계단 왼쪽에는 일본 천황을 상징하는 일본산 금송(錦松)이 그대로 남아있다.
금송은 1970년 박정희 전 대통령이 심은 것으로 2011년 시민단체 ‘문화재제자리찾기운동’이 문화재청을 상대로 이전 요구 소송을 법원에 제기했지만 패소했다.
이준호 기자 junh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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