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공동연구단 첫 분석
황산염 40%ㆍ질산염 24%
폐에 들어가면 기관지염 유발
화력발전소ㆍ경유차가 원인
중국 베이징의 초미세먼지 성분 60% 이상이 인체 유해물질인 황산염과 질산염인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 국립환경과학원과 중국 환경과학연구원으로 구성된 한ㆍ중 미세먼지 공동연구단은 19일 “중국 베이징의 초미세먼지(PM2.5)의 성분 중 인체에 유해한 황산염과 질산염의 비중이 64%에 달한다”고 밝혔다. 미세먼지의 성분은 황산염이 40%로 가장 비중이 컸고 이어 질산염(24%), 암모늄(10%) 순이었다. 이중 황산염과 질산염은 폐에 들어가면 천식 등 기관지염을 유발할 수 있는 유해물질이다. 공동연구단은 2013년 12월부터 2014년 2월 사이 채취한 초미세먼지를 분석해 이런 결과를 얻었다. 양국에 모두 영향을 미치는 베이징의 초미세먼지 성분을 한국과 중국이 공동으로 분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초미세먼지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황산염은 주로 석탄 등 고체연료를 사용한 화력발전소에서 나온다. 질산염은 질소산화물(NOx) 성분으로, 경유차 배출가스가 핵심 원인이다. 암모늄은 농가, 축사 등에서 쓰이는 암모니아 비료 때문에 생긴다.
다만 중국의 겨울~봄철 미세먼지(PM10) 농도는 3년째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동연구단이 올해 1~3월 미세먼지 농도를 분석한 결과 1월 농도는 80㎍/㎥로, 2014년(129㎍/㎥)과 지난해(113㎍/㎥)보다 낮아졌다. 봄철 황사로 미세먼지 농도가 심해지는 3월은 131㎍/㎥ 였다. 지난해(146㎍/㎥)에 이어 중국 정부가 세운 환경기준(150㎍/㎥) 이내였다. 한국의 환경기준은 100㎍/㎥다.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가 지난해 환경보호법을 개정하며 화력발전소에 대한 배출기준을 강화하는 등 본격 규제에 나선 효과로 분석한다. 2013년 중국 정부는 2017년까지 베이징의 연평균 미세먼지 농도를 60㎍/㎥ 수준까지 낮추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304조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전권호 국립환경과학원 대기질통합예보센터 연구관은 “연평균 10% 이상 농도가 줄어들며 개선되고 있지만 여전히 베이징의 미세먼지 농도는 한국의 2배 수준이기 때문에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양국은 2014년 한ㆍ중 정상회담에서 약속한 미세먼지 저감 노력을 실천하기 위해 지난해 6월부터 미세먼지 발생원인을 분석하고 대책을 마련하는 공동연구를 수행해 오고 있다. 정부는 국내 미세먼지 30~50%가 중국에서 유입된다고 보고 있다. 송창근 국립환경과학원 대기질통합예보센터장은 “미세먼지가 얼마나 해로운지 근거 자료가 더 많이 나오면, 중국 정부도 석탄 사용을 빨리 줄여 나갈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장재진 기자 blan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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