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는 개그맨 겸 방송MC 이창명(46)씨가 결국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된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19일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ㆍ사고 후 미조치) 및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위반 혐의로 이씨를 20일 검찰에 송치한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달 20일 오후 11시18분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성모병원 삼거리 교차로에서 술을 마신 채 운전하다 보행신호기를 들이 받는 사고를 낸 후 차량을 그대로 둔 채 달아난 혐의다. 또 법인 명의로 등록된 사고 차량을 보험에 가입하지 않고 2014년부터 올 3월까지 운행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은 이씨가 지인과 저녁을 먹은 음식점 폐쇄회로(CC)TV와 종업원의 진술 등을 토대로 이씨가 사고 당일 오후 6시30분부터 지인 5명과 함께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만나 375cc짜리 생맥주 9잔과 41도 소주 6병을 마신 것을 확인했다. 이씨는 식사를 마친 후 운전하기에 앞서 자택 인근을 목적지로 대리기사를 신청했지만 배차가 취소된 사실도 드러났다.
이씨는 3차례 경찰 소환 조사에서 음주운전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며 거짓말탐지기 측정도 거부했다. 하지만 경찰은 이씨가 사고 직후 들른 서울 여의도성모병원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소주 2병을 마셨다. 자동차로 전봇대를 박았다”고 진술한 이씨의 진료기록부를 확보하는 등 혐의점이 충분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씨 진료를 맡았던 의사와 간호사 다수도 “이씨의 얼굴이 매우 붉었고, 입에서 술 냄새도 났다”고 진술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이씨가 마신 술의 종류와 도수 등을 토대로 위드마크 공식을 적용한 결과 사고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를 0.148%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이씨가 대리운전을 신청한 기록과 운전 중 중앙선을 여러 차례 침범했던 정황 등으로 볼 때 음주운전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고 판단해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신지후 기자 h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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