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객의 돈을 훔치는 일명 ‘부축빼기’범행을 저지르던 남성과 이 남성을 대상으로 자신을 ‘형사’라고 속여 금품을 빼앗은 50대가 모두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중랑경찰서는 경찰을 사칭해 금품절도 미수범에게 돈을 빼앗은 혐의(강도 등)로 김모(50)씨를 구속하고, 취객의 금품을 훔치려 했던 오모(55)씨도 절도미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19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15일 오전 2시 30분쯤 서울 중랑구의 한 유흥가에서 범행 대상을 물색하던 오씨는 술에 취해 차에 기대고 있던 피해자 A(46)씨를 발견했다. 오씨는 A씨의 주머니를 뒤졌지만 지갑이 없어 범행에 실패했다.
이 모습을 목격한 김씨는 오씨에게 다가가 ‘내가 형사인데 현행범으로 걸렸다’며 오씨의 지갑을 요구했다. 김씨가 지갑에 든 현금 35만원만을 빼가자 의심이 든 오씨는 ‘너 형사 아니지’라고 말하며 김씨를 때렸고, 한동안 격투 끝에 김씨는 도망갔다.
사건의 전모는 집으로 돌아간 오씨가 ‘강도를 당했다’고 경찰에 신고하며 드러났다. 오씨는 신고 당일 절도 시도가 들통나 불구속 입건됐다. 반면 경찰의 추적을 피해 휴대전화 명의를 바꿔가며 제주 등 여러 지역을 떠돈 김씨는 7개월 만에 붙잡혔다.
경찰 조사 결과 두 사람은 모두 절도 전과 10범이 넘는 것으로 드러났고, 김씨 역시 A씨 지갑을 훔치려던 부축빼기범이었다.
김씨와 오씨의 여죄를 수사중인 경찰은 “날씨가 더워지면 길거리에서 취객을 상대로 돈을 훔치는 일명 ‘부축빼기’범죄가 증가한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신혜정기자 are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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