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ㆍ하이스코 합병 발생 신주
유예기간 32일 넘겨서 매각
현대차그룹이 계열사 간 합병으로 높아진 순환출자 관련 소유지분을 법이 허용한 유예 기간 안에 해소하지 못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경고 처분을 받았다.
공정위는 대기업집단(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현대자동차 소속 현대ㆍ기아차에 대해 공정거래법상 ‘신규 순환출자 금지’ 위반 혐의를 적용, 경고 조치했다고 19일 밝혔다.
2014년 7월부터 시행된 개정 공정거래법은 대기업집단이 새로운 순환출자 고리를 만들거나 기존 순환출자 고리를 더 강화시키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다만 합병의 경우, 6개월의 처분 유예기간을 주고 있다.
공정위에 따르면, 두 회사는 지난해 7월 1일 현대제철과 현대하이스코 간 합병으로 현대제철의 합병 신주를 취득했다. 현대차는 합병 전 보유하고 있던 현대하이스코 주식 669만8,537주에 대한 대가로 합병 현대제철 신주 574만5,741주(4.31%)를 배정받았으며 기아차 역시 같은 방식으로 306만2,553주(2.29%)의 현대제철 신주를 배정 받았다. 합병으로 순환출자 고리는 6개에서 4개로 2개 줄었지만, 주식수(지분율)가 크게 증가되면서 현대차그룹의 순환출자 고리는 강화됐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합병으로 생긴 880만8,294주를 유예기간(2016년 1월 4일) 안에 처분해 순환출자 고리 강화를 해소하라고 현대차그룹에 통보했지만 두 회사는 해소 유예기간을 32일 넘긴 2월5일에야 해당 지분을 NH투자증권에 매각했다.
공정위는 다만 두 회사의 이번 계열사 출자가 지배력 강화보다 침체된 철강시장에서의 경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합병의 결과라는 점 등을 고려해 제재 수위를 경고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또 이번 사건은 신규 순환출자 금지제도 시행 이후 첫 제재 사례로, 작년 12월 24일 공정위 유권해석 전까지 현대차 등의 신규 취득 지분이 해소 대상인지 여부가 불명확했다는 점도 고려됐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사례는 합병 관련 순환출자 법 집행에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남상욱 기자 thot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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