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알파고
흑 이세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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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면 12> 이세돌과 알파고가 1부터 6까지 중앙과 좌상귀 큰 자리를 나눠 가져서 백의 우세가 계속 유지되고 있다. 이세돌이 열심히 추격전을 펼쳤지만 알파고의 철벽 수비에 막혀서 좀처럼 차이가 좁혀지지 않는다. 점점 알파고의 승리가 확실해지고 있다.
그래도 지난 4국을 이겼기 때문인지 초반에 3연패 당했을 때와는 달리 모두들 상당히 차분한 분위기다. 현장에 있는 기자들도 담담한 표정으로 ‘이세돌 패배’ 소식을 전하는 기사 초고를 작성하고 있다. 끝내기 수순 중 중앙에서 17로 <참고도> 1로 흑 두 점을 연결하는 건 2부터 10까지 조임 당해서 오히려 손해다. (9 … △) 결국 알파고가 38로 흑돌을 잡아서 사실상 바둑이 마무리됐다. “흑이 반면으로는 조금 남기겠지만 7집 반이나 되는 덤을 내기가 어려울 것 같다.” (바둑TV해설자 유창혁 9단)
정말 아쉬운 한 판이었다. 최종국답게 이세돌과 알파고가 다섯 판 중에서 가장 충실한 내용의 명국을 선보였지만 결국 승부는 알파고가 이겼다. 초반 3연패 후 극적으로 1승을 거둔 이세돌이 마지막 5차전에서 혼신의 힘을 다해 싸워 이번 대결에서 처음으로 알파고를 초읽기까지 몰아붙이며 투혼을 불태웠지만 알파고의 정교한 형세판단과 계산력을 극복하지 못하고 또 고배를 마셨다. 이로써 인간과 인공지능의 세기의 대결은 인공지능 알파고의 4대1 승리로 막을 내렸다.
박영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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