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진실 담을지도 의문
지난해 9월 발간예정이었던 ‘메르스 백서’가 아직도 나오지 않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이르면 6월 말 발간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백서가 9개월 이상 늦어지고 있는 데 대해 메르스 후속 조치 추진단 관계자는 18일 “대응 과정을 정확하게 복원할 필요가 있어 꼼꼼하게 확인하고 있다. 전문가 평가와 제언 등을 종합해 재발 방지를 위한 방향을 제시하느라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백서의 수위를 조절하느라 발간이 늦어지고 있다는 시각이 많다. 지난해 감사원 감사 때 드러난 부분과 백서 내용을 조율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백서 작업을 마치고 감사를 받았어야 하는데, 순서가 뒤바뀌면서 문제점을 가감 없이 드러내기가 어려워졌다”며 “감사를 받으면 축소 보고하게 되는데 감사 받을 때 이야기하지 않은 것을 백서에 넣으면 위증이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메르스 대응과정을 낱낱이 기술하고 문제점을 지적해야 교훈을 얻겠다는 백서의 취지를 살릴 수 있지만 과연 복지부가 자신들의 책임을 모두 드러낼 수 있겠느냐는 회의적 시각도 없지 않다. 김윤 서울대 의료관리학교실 교수는 “제3자의 시각에서 공정하게 써야 하는데 정부가 작성하다 보니 백서가 나와도 신뢰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헀다.
이에 대해 메르스 후속 조치 추진단 관계자는 “전문가들의 평가는 있는 그대로를 싣기 때문에 좋은 내용만 들어갈 순 없다”며 “대응 기록은 최대한 객관적 표현으로 기술할 것”이라고 밝혔다.
채지선 기자 letmekno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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