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쓴 수필 거론하며
“꽃이 지기 전 규제 개혁 속도를”
이전 회의 때와 달리 격려 모드
박근혜 대통령은 18일 “참초제근(斬草除根)이라는 말처럼, 규제를 꾸준함과 인내심을 갖고 뿌리째 뽑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풀을 베고 그 뿌리를 뽑는다’는 의미의 참초제근은 걱정할 일이 생기기 전에 화근을 확실히 없애야 한다는 뜻이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제5차 규제개혁장관회의ㆍ민관 합동 규제개혁 점검회의’를 주재하면서 이 같이 주문하고 “뽑아도 뽑아도 한없이 자라나는 것이 잡초이듯, 해도 해도 끝이 없는 것이 규제개혁”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경제활성화복’으로 불리는 빨간색 상의를 입고 규제개혁의 속도전을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자신의 수필 ‘꽃구경 가는 이유’를 거론하면서 “꽃구경을 가는 이유는 꽃이 영원히 피어 있지 않기 때문”이라며 “규제혁신에도 골든 타임이 있어서, 내년이나 후년에 하면 된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또 “신산업의 변화 속도를 법과 제도가 따라가지 못하면 우리 기업들은 글로벌 시장을 그냥 빼앗기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박 대통령은 규제개혁에 미온적인 부처ㆍ기관 관계자들을 몰아 붙였던 3,4차 회의 때와 달리 이날은 주문과 격려에 초점을 맞췄다. 정진엽 보건복지부장관이 “신산업투자위원회에서 건의한 33개 규제개혁 과제 중 처방약 배송과 동결난자 연구목적 사용 관련 규제 두 가지가 해결되지 못한 점 송구스럽다”고 사과했지만 박 대통령은 별다른 질책을 하지 않았다.
박 대통령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라고 관계자들의 의견을 묻거나, “꽃이 지기 전에 규제개혁 속도를 내 달라”“(개인정보 규제 철폐에 대한 홍보를 강화해) 괜히 하늘이 무너질까 걱정했다고 국민들이 생각하게 해 달라” 등 주로 부드러운 비유를 들었다. 또 “다른 나라들이 다 규제를 풀면서 세계시장에 나가는데 우리는 옛날에 사로 잡혀 규제를 묶어 두면 우물 안 개구리가 된다”라며 “우물 안 개구리처럼 한심한 나라가 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최문선기자 moon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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