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나이지리아의 이슬람 무장반군 보코하람에 의해 납치된 이른바 ‘치복 여학생’이 최초로 구출됐다.
AP통신과 BBC 등에 따르면 현장 활동가들은 17일(현지시간) 나이지리아와 카메룬의 국경에 가까운 삼비사 숲을 수색하던 자경단 조직이 치복 여학생 중 한 명을 발견, 구조했다고 밝혔다. 이는 치복 여학생의 최초 구출 사례다. 치복 여학생은 2014년 4월 14일 나이지리아 보르노주 치복시의 공립 중학교에서 보코하람에 의해 집단 납치된 여학생 276명을 가리킨다. 이 가운데 57명은 탈출했으나 나머지 219명은 지금까지 종적을 알 수 없었다.
BBC에 따르면 여학생의 신원은 아미나 알리 다르샤 은케키(19)로, 시민연합군 공동타격대(JTF) 소속이자 그를 알고 있는 민병대원에 의해 발견됐다. 은케키의 삼촌인 야부쿠 은케키는 AP통신에 “그녀의 몸은 건강했으나 임신 중이었고 트라우마를 겪고 있었다”며 “구조된 날 아미나는 치복시로 돌아가 어머니와 재회했다”고 밝혔다.
현장 활동가가 로이터통신에 전한 바에 따르면 구출된 치복 여학생은 “납치된 여학생들이 아직까지 삼비사 숲 모처에서 철저한 감시를 받으며 갇혀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보코하람에 2년 전 납치됐던 치복 여학생의 구출이 임박했다는 전망도 나왔다. 치복시 공동체 지도자인 포구 비트루스는 AP통신에 “나이지리아군이 보코하람을 추적하고 있으며 몇몇 치복 소녀들이 더 구출됐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18일 사니 우스만 나이지리아 육군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나이지리아 군부대가 보코하람에 납치된 이들을 구하는 과정에서 치복 여학생중 한 명을 구출했다”고 인정했다. 단 그는 성명에서 여학생의 이름이 팔마타 음발랄라라고 밝혔다. BBC는 여학생의 신원에 혼선이 발생한 원인을 아직까지 확인할 수 없다고 보도했다.
2014년 4월 치복 여학생을 납치한 보코하람은 영상을 통해 이들을 납치했음을 공개하고 인신매매를 할 것이라 위협했다. 나이지리아 정부는 보코하람으로부터 이들을 구출하기 위해 협상과 수색을 거듭했지만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이들의 사연은 세계에 알려져 ‘#BringBackOurGirls’(우리 딸들을 돌려달라)라는 해시태그가 유행하기도 했다. 이들 중 일부는 자살폭탄 테러에 이용되거나 혁명전사를 탄생시켜야 한다는 이유로 강제 임신을 당했으며 탈출한 57명 역시 성폭행을 당했으리라는 추측으로 낙인을 찍히고 비방을 당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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