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학력자들이 선호하는 고수익 ‘화이트칼라’ 직종의 남녀 임금격차가 그렇지 않은 직종보다 훨씬 큰 것으로 나타났다. 17일(현지시간)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446개 주요 직종의 남성과 여성 임금을 자체 분석한 결과를 보도한 바에 따르면 의사, 법조인, 금융전문가 등 고소득 직종일수록 성별간 임금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WSJ에 따르면 조사 직종 중 가장 평균 연봉이 많은 의사의 경우 남성은 20만9,596달러를 받는 반면, 여성은 64%에 불과한 13만5,169달러를 벌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판사 등 법조인도 남성이 12만332달러, 여성이 8만833달러를 받아 성별 격차가 33%에 달했다. 또 다른 고소득 직종인 항공기 조종사의 경우 남성은 10만2,010달러를 받았지만 여성의 연봉은 6만5,363달러에 그쳤다.
반면 상대적으로 저임금 업종인 단순노동 종사자는 여성의 연봉이 3만617달러로 남성 연봉(3만1,843달러)의 96%에 달했다. 경비업종도 남성(3만1,494달러)과 여성(3만31달러)의 연봉 격차가 크지 않았다. 신문은 화이트칼라 직종의 성별 임금 격차가 큰 이유에 대해 “전문직일수록 다른 직종보다 대체 인력을 찾기가 어려워 육아휴직 등으로 경력이 단절되는 여성의 평균 임금이 적어지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고수익 직종일수록 성별 임금격차가 두드러진다는 추세는 이밖에 여러 지표에서 확인할 수 있다. 2014년 미 노동부 통계에서도 학사학위를 소지한 여성이 동일 학력 남성 임금의 76%를 받는 반면 고졸 이하 학력에서는 이 수치가 79%로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입사직후에는 남녀가 동일한 임금을 받지만 10년 후 여성은 남성 연봉의 57%밖에 받지 못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클라우디아 골딘 하버드대 교수는 “고소득 직종에선 아이를 돌보는 시간을 양해해주는 경우가 거의 없다는 점도 이러한 추세를 부추긴다”고 말했다.
양홍주기자 yangh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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